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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문화’ 멕시코서 사상 첫 여성대통령 탄생

‘마초 문화’ 멕시코서 사상 첫 여성대통령 탄생

기사승인 2024. 06. 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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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집권당 셰인바움 당선 발표
APTOPIX Mexico Election
멕시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선출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투표소를 떠나며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AP 연합뉴스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승리해 '마초(남성 우월주의) 문화'가 강한 멕시코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멕시코 선관위는 2일(현지시간) 셰인바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후 4시 현재(한국시간) 51% 개표결과 셰인바움은 57.7%를 획득해 29.4%를 얻은 야당연합 소티틀 갈베스 후보를 압도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여론조사 기관 파라메트리아 출구조사에서도 유효표 기준 셰인바움 후보가 56%를 득표해, 30%에 그친 갈베스 후보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초 문화'로 유명한 멕시코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은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당선자는 10월 1일부터 6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하게 된다.

집권여당 모레나는 멕시코시티 시장선거에서도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2만여 명을 선출하는 멕시코 역사상 최대 규모 선거의 투표가 치러진 이날 투표소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했다. 또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가 38명이나 피살되면서 선거는 피로 얼룩졌다. 마약 카르텔이 관여한 폭력사태는 멕시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떠올랐다.

여론조사에서 최대 적수인 우파 야당연합의 갈베스 후보를 일찌감치 큰 격차로 앞섰던 셰인바움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면서 마약 카르텔 등 조직범죄에 대한 대처를 큰 과제로 떠안게 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 집권기간에 멕시코 현대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살해됐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집계 기준 전체 유권자 수는 9832만9591명이었다. 임기 6년의 상원 의원과 3년의 하원 의원, 주지사(멕시코시티 시장 포함), 구청장, 지방의원 등 2만여 명의 공직자를 이날 함께 선출했다.

멕시코시티 시장 출신인 셰인바움은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현 로페즈 오브라도르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야당은 셰인바움 정부가 현 오브라도르 정부의 '꼭두각시' 정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표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여당은 의회에서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럴 경우 셰인바움은 70여 년간 멕시코를 비민주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했던 헌법을 개정하기 힘들어진다.

셰인바움 정부 앞에는 전기·수도 공급 부족 사태, 국외로 빠져나간 제조업을 국내로 유인하는 일 등이 시급한 당면 과제로 놓여 있다. 국영 거대 석유기업인 페멕스의 생산량 감소와 누적 부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 복지 확대 공약을 발표했지만 멕시코는 올해 대규모 재정적자가 발생했고 중앙은행은 내년 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재원마련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셰인바움은 아울러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몰려드는 불법이민자 문제와 마약 밀반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어려운 협상에 나서야 한다.

멕시코 관료들은 도널드 트럼트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협상은 난관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고 특수부대를 동원해 마약 카르텔과 싸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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