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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 곳곳에 ‘싱그러운 힐링 정원’ 많아지길

[칼럼] 서울 곳곳에 ‘싱그러운 힐링 정원’ 많아지길

기사승인 2024. 06.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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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재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사장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벌써 261만이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정원박람회에서는 작가정원, 기업정원 등 전문가와 유명 기업 브랜드에서 조성한 여러 정원들을 만날 수 있지만 그중에는 시민들과 학생들이 만든 곳들도 있다. 그중 한 곳이 우리 120다산콜재단의 직원들이 만든 정원 "싱그러운 힐링 정원"이다.

서울특별시 120다산콜재단은 민원상담의 최일선에 있다 보니 어디보다도 '감정노동'에 관심이 많다. 우리 재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행정 정보 전문 콜센터로 무려 9000여 종 7만가지의 상담서비스를 365일 24시간 제공하고 있다. 120 상담사들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위민사상을 사명으로 언제나 한결같이 친절하고 정확하게 답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업무 특성상 상담사들은 대표적 감정노동자로서 여러 가지 고충을 겪기도 하는데, 재단 차원에서도 여러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우리 재단에서는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상담사들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각종 힐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치유의 숲' 프로그램 등 식물과 교감하는 활동이 가장 효과가 큼을 체감하고 있다. 필자가 3년 전 취임하며 시작한 사내 정원 가꾸기 사업은 직원들이 멀리 시간 내서 찾아가지 않아도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출근하면 마치 숲속에 들어선 느낌이 들도록 청사 외벽에 수직정원을 설치했고, 주차 공간 이외의 모든 자투리땅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피는 관목을 식재했다. 이는 직원들의 자발적 동호회 모임인 '창의경영동아리'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이 동아리는 이번에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시민동행정원 작품공모에도 선정돼 '싱그러운 힐링 정원'이라는 정원을 조성했고, 영예롭게도 동상을 수상했다. 누구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 정원에 들르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쉼과 치유의 시간을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수많은 방문객들이 정원을 접하고 힐링의 시간을 가진 것 같아서 더없이 기쁘다.

우리 직원들이 참여한 정원이 있는 만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현장을 자주 찾고 있는데, 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식물이 점점 자라나 자리를 잡고, 어떤 꽃은 지고 어떤 꽃은 또 새로 피기도 하는 등 하루하루가 다른 정원의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런 정원을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어느 날은 아이들이 와서 뛰어놀고, 어느 날은 어르신들이 앉아 쉬어가고, 어느 날은 젊은 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좋아하는 모습을 봤다. 자연물 속에서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이번 행사는 10월까지 계속되고, 식물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무럭무럭 자라날 테니 시민들이 매년 매 계절 달라지는 정원을 볼 수 있을 거 같아 기대감이 크다. 정원을 통해 도시에 자연성을 회복하고, 시민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려는 서울시의 노력에 지지를 보낸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다산콜센터를 찾듯이, 우울하거나 위로가 필요하다면 뚝섬한강공원을 찾자. 부디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서울 각지에서 꾸준히 선보여 도시의 일상에 정원이 함께하는 서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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