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갈라파고스에 밀려드는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중국 어선이 배출

갈라파고스에 밀려드는 해양쓰레기 대부분은 중국 어선이 배출

기사승인 2024. 06. 13. 13: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240613_034311
남미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에서 발견된 중국 플라스틱 병 쓰레기. 뒤로 갈라파고스 이구아나가 보인다. /에코에이전트
중국 어선들이 무단 투기한 해양쓰레기가 생태의 보고로 불리는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제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환경단체 '에코에이전트'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중국 어선들이 버린 해양쓰레기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중국에 쓰레기 무단투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에코에이전트는 환경오염 없이 전통방식으로 물고기를 낚는 에콰도르 어민들과 함께 10년 넘게 해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매년 수거하는 해양쓰레기는 약 160톤에 이른다. 쓰레기 중에는 중국 어선들이 배출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쓰레기가 가장 많다고 한다.

에코에이전트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병들을 찍은 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병에는 선명하게 중국어로 인쇄된 상표가 부착돼 있다.

단체의 설립자 파비안 이긴은 "갈라파고스 주변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버린 쓰레기가 갈라파고스로 밀려오는 건 이미 10년 전부터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일"이라며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중국인 선장이 중국인 선원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들이 버리는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은 에콰도르 정부도 지적한 바 있다. 2022년 7월 에콰도르 환경부는 "갈라파고스에서 발견된 해양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가깝게는 에콰도르와 페루, 멀리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남미 국가로부터 밀려온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시아 원양어선이 투기한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아시아 원양어선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구스타보 만리케 당시 환경장관은 "대왕오징어를 잡기 위해 에콰도르 주변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갈라파고스를 뒤덮고 있다고 볼 만한 합리적 증거가 있다"고 중국을 주범으로 꼬집어 지목했다.

중국 어선들이 마구 바다에 던져버리는 해양쓰레기는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위협한다. 특히 갈라파고스에 서식하는 동물들에 큰 위협이 된다. 에코에이전트는 "펭귄, 이구아나, 홍학 등이 쓰레기가 쌓이는 서식지를 떠나 낯선 곳으로 옮겨가기도 한다"며 "이는 멸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파비안 이긴은 "지구촌 다른 곳에서 다른 선박들이 하는 것처럼 중국 어선들이 쓰레기를 정상적으로 처리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며 "단순히 바다에 쓰레기를 던지지 않는 것이 큰 효과가 있는 자연보호가 된다"고 말했다.

남미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은 적게는 해마다 300척, 많게는 500척에 이른다.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주로 9~11월 대왕오징어 조업을 위해 중국 어선들이 몰려든다.

한편 뛰어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어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령으로 총 19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40년까지 갈라파고스를 위협하는 해양쓰레기를 60% 줄이겠다며 민관 합동플랜을 예고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