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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회 변화에 맞춰 군대 리더십 교육도 변해야

[칼럼] 사회 변화에 맞춰 군대 리더십 교육도 변해야

기사승인 2024. 06. 1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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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사망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재발 방지대책은 제재 위주 대책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상황에 부합하는 변혁적 리더십 교육 필요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군대 리더십 교육은 MZ세대에 적합한 리더십, 여군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적용, '뷰카(VUCA)'시대의 리더십 함양에 관심을 가져야
변혁적 리더십 교육을 통한 훌륭한 군의 리더 양성은 국가인재 양성에도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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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 (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훈련병이 군기교육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훈련병을 깊이 애도하며 수사기관의 공정하고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넘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군의 절실한 노력을 기대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방부는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불합리한 관행이나 부조리가 없는지 점검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병영을 조성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과 NGO 단체에서는 원인 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심지어 수사 대상에 오른 중대장을 살인죄로 고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과 SNS 등을 통한 여러 보도에 관심을 갖는 것과 함께, 헌법 제5조에 명시된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의 사명을 완수하는 데 지원과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손자병법의 '將能而君不御者勝(장능이군불어자승)', 즉 '장수가 능력이 있고 군주가 전쟁에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는 구절을 떠올려 본다. 군(軍)의 리더가 능력이 없으면 외부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군대의 명령계통에 외부에서 개입하게 되면 군이 어지럽게 될 것이다.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한 조치들을 생각할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제재 위주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상황에 부합되는 변혁적 군대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각 군은 리더십 센터에서 리더십 연구, 진단, 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변화된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리더십 발휘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군의 리더십 발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대 리더십의 토양이 완전히 변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모습을 답습하거나 전수받는 형태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오늘날 군에 입대하는 인원들은 간부들을 포함하여 모두가 MZ세대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개인의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수평적 문화와 간편함을 선호하며, 정확한 계산을 원한다.

미래학자 제롬 글렌(Jerome C. Glenn)은 미래 사회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가진 '뷰카(VUCA)'의 시대라고 정의하면서, 자녀들에게 소통 능력, 창의력, 비판적 사고, 협업력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역할은 차가운 관찰자로서 사회변화를 관찰하고, 창의적으로 미래를 예측 및 분석하여 미래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조직원의 자발적이고 협력적인 실행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따뜻한 휴머니스트의 역할도 필요하다.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군대 리더십도 많은 변혁이 필요하며,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중 첫 번째는 MZ세대에 적합한 파격적인 리더십을 함양해야 한다. MZ의 장점은 합리성이지만 조직의 단결을 중시하는 군에서 MZ세대 구성원들 간에 충돌이 많은 단점도 있다. 이들은 왜(Why) 문제가 해결되면 잘 움직이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태를 잘 조정할 수 있는 리더 교육이 필요하다. 왜(Why)에 집중해야 한다. MZ세대가 원하는 리더와 군이 요구하는 리더 사이의 간극이 과거보다 더 벌어진 것이 현실이라면 이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유지해 나아갈 것인가가 새로운 리더십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둘째는 여군(女軍) 리더십에 대한 연구와 적용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군 간부의 여성 비율을 현재 8.8%에서 2027년까지 15.3%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군대 내 여군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여성 장군까지 배출되고 있다. 군의 특수성을 언급할 때 군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대상이 주로 남군(男軍)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군들을 대상으로 하여 여군 간부가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군의 본질과 함께 남군들의 특성을 잘 조정할 수 있는 리더 교육도 필요하다. 남군과 여군의 '다름'과 '차이' 속에서 균형 감각을 갖고 군의 임무 달성에 기여하는 리더십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군의 특성과 여군 리더십이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연구와 적용이 절실하다.

셋째는 '뷰카(VUCA)' 시대의 리더십을 함양해야 한다. 뷰카 시대의 사회현상은 끝없는 변화가 지속되는 사회이다. 군대의 리더들은 시대변화에 따라 사고와 행동의 틀을 새롭게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사회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과거에 익숙한 사고의 틀을 새로운 틀로 교체해 나아가는 적응성(adaptability)이 필요하다. SF적 상상력과 혁신가로서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고 창의적인 노력으로 거대한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책임, 통찰력, 혁신, 적응력(adaptability), 회복탄력성(resilience)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군대 리더의 역할도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변화해 나아가야 한다.

군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적 비판과 관심은 날로 증대되고 있으며, 군은 당연히 이러한 것들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준비되는 여러 가지 대책들 속에 변혁적 군대 리더십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 변화된 리더십 토양에 적합한 리더 교육과 리더십 발휘는 군 전투력 발휘와도 직결될 것이다.

나아가 군에서 변화되는 상황에 부합되는 리더십 교육을 강화하여 훌륭한 군의 인재들을 양성해 낸다면 군에서뿐만 아니라, 장차 사회에 진출해서도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고 국가인재 양성에도 기여하는 생산적 군 복무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군에 대한 신뢰의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이기성 (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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