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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보험업계 ‘경쟁’은 악인가

[기자의눈] 보험업계 ‘경쟁’은 악인가

기사승인 2024. 06.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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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너도나도 좋은 상품을 내놓고 있는 지금이 보험 가입 적기입니다."

우연찮게 보험 계약 상담을 받았다. 설계사의 말이 영업용 멘트로 들릴 수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달 들어 주요 보험사들이 출시한 건강보험 등 신상품 건수만 6건이 넘는데,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중심으로 고객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냉정하다. 영업 경쟁이 과열되면 자칫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당국이 올해 초까지 단기납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등 대표 상품 영업에 제동을 걸고, 신회계제도(IFRS17) 내 과당경쟁 유인 요소가 없는지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금융당국이 걸었던 '영업 브레이크'가 매번 '풍선효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환급률 논란이 있다. 당국은 환급률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도록 제동을 걸었지만, 그럼에도 절판마케팅, 신상품 판매 등 또 다른 모습으로 경쟁이 펼쳐졌다. IFRS17과 관련해서는 단기 실적주의와 과당경쟁을 예방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률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 또한 다른 측면에서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 제동 행보는 투자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당국 행보에 보험사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사례는 여럿 있었다. 이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상충된다.

물론 과당경쟁은 나쁘다.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보험사 건전성이 문제가 되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사 건전성은 '경쟁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본을 더 쌓거나 위험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도 방어가 가능하다.

보험업계의 경쟁은 악이 아니다. 일정 수준의 경쟁은 보험사들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좋은 서비스와 상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모든 현상엔 양면이 있다고 한다. 우려의 시선보다는, 보험시장 경쟁의 긍정적 효과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보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이익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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