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졸속·과속 방송3법, 거부권 행사 마땅하다

[사설] 졸속·과속 방송3법, 거부권 행사 마땅하다

기사승인 2024. 06. 19. 18: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민주당이 지난주 11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이어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쟁점 법안 단독 입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8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이른바 '방송 3법'과 방송통신위원회설치운영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하고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

방송 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말한다. 이들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와 폐기된 것으로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 외부에 부여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민희 민주당 과방위 위원장은 여당의 출석 거부로 법안 소위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안심사소위 단계를 생략하고 전체회의에 방송 3법안을 올려 곧바로 의결했다. 야권은 19일에도 단독으로 보건복지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 심사를 이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단독처리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상임위 의원들이 참여하는 법안 심의도 없이 야당이 단독으로 주요 쟁점 법안들을 속전속결로 통과시키는 입법 폭주가 22대 국회 초반부터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21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던 방송3법 개정안을 과방위에서 단독 입법 처리한 것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이사로 임명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극언을 했는데, 이제는 아예 언론에 제도적인 족쇄를 채우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민주당이 이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는 방송3법을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하고 본회의를 통과시킨다고 하더라도 윤 대통령으로서는 21대 국회 때 거부권을 행사했던 당시와 내용이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면 종전과 마찬가지로 헌법적 권한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야당이 여당을 배제한 채 의회에서 이런 식으로 입법 폭주를 일삼는 것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