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중량 미사일’ 첫 내륙 명중… 지하 군사시설 타격용인 듯

탄두무게 4.5t… 위력 확증 목적
시험발사 공개하며 정확도 과시
평택 미군기지 등 사정권 타기팅
합참 "비행 거리는 기만 가능성"

북한이 지난 18일 4.5t짜리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1다-4.5'의 정확도와 폭발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화성포-11다-4.5'의 정확도와 폭발력을 확인한 만큼 한·미 연합군의 지하군사시설 타격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조선미사일총국이 18일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 시험발사를 했다는 기사와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탄도미사일이 북한 내륙에 설정한 표적에 떨어지는 장면과 폭발하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북한이 내륙에서 내륙을 향해 쏜 탄도미사일 시험 장면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에 따르면 시험발사는 초대형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중등사거리 320㎞의 목표명중정확도와 초대형탄두 폭발 위력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

북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탄두 무게가 4.5t인 재래식 폭탄을 장착해 북한 내륙에서 서울의 지하 군사지휘시설, 또는 접경지역에서 주한미군기지가 위치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나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의 지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시험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육군 대령)은 "북한이 어제 쏜 탄도미사일의 탄착 지점은 함경북도 산악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저희가 '400㎞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는데 탄도미사일 중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탄도미사일 궤적을 평가한 것이고 북한이 '320여㎞'라고 공개한 것은 기만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내륙을 향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과 관련해 "지난 7월 1일에도 (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이) 다행히 산악 지역으로 떨어져서 피해가 없었다.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모한 시도를 에둘러 비판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도 중) 하나는 남남 갈등을 유발시켜서 본인들의 의도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국제 정세를 고려한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군의 '현무-4'와 유사한 급으로 만든 북한판 초대형탄두 '괴물미사일'을 시험한 것"이라며 "7월 1일 발사가 비행안정성과 명중정확성 확증에 목적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목표명중정확도와 초대형 탄두 폭발위력 확증에 목적을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중등거리 320㎞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절반으로 줄였다는 뜻"이라며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최대사거리를 640㎞를 확인한 것으로 발사 지점인 개천을 기준으로 한반도 전역의 벙커화 된 군사기지를 타격권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홍 위원은 "중등거리 사격을 통해 평택 미군기지를 타기팅하기 위해 개천을 발사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북한은 무기 실험이나 군사훈련 시 목표지점을 매우 명확히 타기팅해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18일 쏜 미사일은 KN-23 기본형과 동일한 엔진을 사용했지만 탄두 중량과 연료 탑재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고 속도는 SRBM 평균인 마하 6정도이고 사거리는 400㎞ 미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설정한 표적 2곳에 정확히 명중했다"며 "이번 발사로 정확도를 확인한 만큼 향후 지하관통탄이나 열압력탄 등을 탑재해 한·미 지하지휘소 등의 타격용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