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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자원안보 특별법과 천연가스 안보

[칼럼] 국가자원안보 특별법과 천연가스 안보

기사승인 2024. 09. 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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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에너지는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고 화석연료와 핵심 광물의 지역 편중, 국가별 재생에너지 발전 환경 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큰 재화다. 특히,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서도 부존자원이 거의 없어 94%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안보는 언제나 중요한 과제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목표이자 새로운 제약 조건이 설정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 위상이 달라지면서 글로벌 분업 구조가 변화하고 정보통신 기술·인공지능·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재편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차세대 공급망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세계화 시대가 저물고 지역화·블록화 중심으로 통상 질서가 변화함에 따라 에너지 안보 핵심인 공급원 다변화가 어려워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ESG 경영 역시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않은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환경은 호의적이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수출과 무역이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에너지 집약적인 제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자본력 또한 경쟁 선진국에 비해 열위에 놓여 있다.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 우리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급변하는 자원 시장의 공급망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최근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제정했다.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하며, 앞으로 탄소중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천연가스'도 당연히 핵심 자원 중 하나로 특별법에 포함돼 있다. 이 법은 천연가스 분야 핵심 공급기관인 한국가스공사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민간을 포함한 공급·수요 기관의 역할과 지원 방안, 자원 안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정보 시스템 구축·운영 등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처럼 가스 공급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가에서는 천연가스가 가장 유연한 에너지원이며, 국제 천연가스 시장의 유연성 또한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포트폴리오 사업자들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유연성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요소다. 자원안보 특별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법 시행 계기로 우리 경제에서 천연가스 역할을 재평가하고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기반을 튼튼히 하며, 위기 발생 시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단을 마련함으로써 천연가스 안보,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안보를 한층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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