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부풀려 병역의무를 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나플라에 대해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나플라는 2021년 2월 서울 서초구청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은 뒤 출근기록을 조작하고 우울증이 악화한 것처럼 꾸며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나플라는 141일 동안 한번도 구청에 출근하지 않았지만, 구청과 병무청 공무원들이 출근부 등을 조작해 그가 출근한 것처럼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나플라는 치밀한 연기를 통해 중증 정신질환을 가장하는 등으로 담당공무원들을 속였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죄로 수사 및 재판을 받는 상황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어진 2심은 나플라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일부 무죄로 보고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경했다. 나플라가 서류를 꾸며내 제출한 것이 병무청 직원이나 소집해제심사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현실적인 업무방해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도 이 같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나플라의 병역 면탈 행위를 도운 소속사 대표 김모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초구청 민방위팀장 A씨와 서울지방병무청 복무지도관 B씨는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