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면 보유 중인 투자 상품을 모두 매도하거나 만기까지 기다려 현금화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금·수수료가 발생하기도 했죠. 또한 현금화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해 변동되는 시장상황에도 대응하기 힘들었습니다. 번거로움과 비용 등을 생각하면 약간의 수익률 차이 때문에 퇴금연금 계좌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죠.
하지만 현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인해 퇴직연금 가입자의 편의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퇴직연금 계좌 변경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인 만큼, 불편함이 사라졌다는 것은 활발한 계좌 이동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실제 퇴직연금 계좌를 증권사로 이동, 포트폴리오를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구성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에 증권업계는 '운용 유연성'을 통한 수익률 제고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중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제약은 존재합니다. 우선 동일한 연금제도 계좌만 가능합니다. 확정기여(DC)형은 DC형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는 IRP로만 이동이 됩니다.
여기에 주식, 리츠, 파생결합증권, 금리연동형보험, 사전운용지정제도(디폴트옵션) 등은 이전이 불가능합니다. 예금, 정부보증채권(국채·통안채 등), 채권(회사채 등), 원리금보장 파생결합사채, 펀드(MMF 제외),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가능하죠.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의 포트폴리오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금융기관에 따라 이전이 불가한 상품을 미리 파악해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유불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떻게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는가에 따라 현물이전으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확정금리 정기예금상품 등을 현물 이전한 후 투자자산 변경을 위해 만기 전에 중도해지한다면,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돼 이자 손실이 발생합니다.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다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현물이전 후 어떻게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할지 분명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신의 투자성향과 위험 선호도를 잘 파악해 놓는 것도 필요하죠.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중시하거나 자신이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할 자신이 없다면 디폴트옵션 등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은퇴 후 노후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삶의 보루'입니다. 퇴직연금 제도 변화에 대해 숙지하고 적극 대응해야, 안정적이고 든든한 노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