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폭에 담긴 동해시 한섬, 사진과는 다른 감동 느낀다

기사승인 2024. 10. 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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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철학박사 김명화 화백, 동해시 풍경 10년째 수묵담채화 그려
논골담길 주야 풍경, 길이 10m, 폭 2.5m, 서울서 전시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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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마리나 선착장 방파제에서 바라본 한섬과 묵호항 수묵담채화는 미술철학 박사 김명화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화첩에 그려진 획 하나 하나는 가야금이 열 두줄타고 내려가듯 음색과 음율은 우리들 마음에 파동을 일게 한다. 수묵담채화는 먹으로 그린 그림에 엷은 채색(담채, 淡彩)을 더한 것이라고 한다/ 김명화 작가
사진은 찰라에 사물을 풍경을 담아낸다. 그러나 수묵화는 큰 트렁크 하나 걸러메고, 물 한통 걸머지고 가장 아름다운 구도를 찾아 다닌다. 여기 저기 살피다 작가는 가슴으로 상상을 하다. 그곳에 화선지를 편다. 그리고 가야금 음율 같은 파동에 따라 한 획, 한 획 긋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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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작가는 풍경을 관찰하며 마음속에 느껴진 파동으로 어제와 다른 시각의 한섬얼굴바위를 시선에 두고, 크로키를 하려고 붓을 적시고 있다./부두완 기자
한섬 마리나 방파제에 오른 김명화 작가는 30분쯤 지나서야 화첩을 펼쳐놓고 붓을 매만지며, 오늘의 날씨와 파도, 산자락, 바위까지 마음에 담고서야 파동에 따라 붓을 적신다. 가수 양지은씨가 류선우 작곡가의 붓을 노래하듯 한줄 한줄 써 내려가는 것 같았다.

김명화 화백이 강원 동해시 한섬에서 수묵담채화를 그리는 현장을 찾아가 만나 보았다.

한섬에서 묵호항을 바라보려면 마리나 선착장 방파제로 올라가야 구도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마리나 선착장은 얼굴 바위가 포토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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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닷가 방파제에서 셀카를 찍으려다 빈번하게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작가는 동해시의 커다란 노란 글씨는 이용자와 관광객에 대한 배려의 글씨라고 한다./부두완 기자
그러나 작가의 시선은 달랐다. 선착장 위로 올라 방파제로 향하고 있다. 올라가는 입구는 커다란 노란 글씨로 '테트라포트(방파제나 호안 등의 피복제로 사용되는 가지가 4개 달린 이형 블록)위는 위험(사망사고 발생)하오니 절대로 올라 가지 마시길 바랍니다. 동해시'라고 쓰여 있다. 자연이 주는 양면이라고 생각 되었다.

작가는 여행객에 대한 배려이자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동해시의 정책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오늘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는 르포기사다.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려면 큰 트렁크와 물 한통 들고가는 일을 거들어야 했다.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구도는 달랐다. 한섬에서 묵호항을 배경을 담으려면 스마트폰 시대의 카메라 기기로는 시선이 너무 작다. 그리고 전문가용 카메라에서 조차도 묵호항과 논골담을 당겨서 사진 촬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화가가 마음으로 담겨놓은 그 풍경은 더 아름다움을 표출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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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작가는 먼저 풍광을 그릴 때 마음에서 나오는 파동에 따라 획을 친다하였다, 그리고 어제와 다른 오늘의 시각을 담아낸다고 한다./부두완 기자
작가는 바닦에서 앉아서 작업을 하는데, 준비하는 시간만 20분이였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였다. 수묵화는 붓으로 바로 크로키 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먹물이 번진다고 한다.

화가가 묵호항 풍경을 그리는 동안 낚시하는 사람들을 바라 보았다. 제법 있었다, 그러나 낚시를 들여놓고, 낚시를 하는지, 풍광을 낚는지 방파제에서 묵호항과 논골담, 북평쪽 방향,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 보였다.

그리고 화첩에 얼굴바위와 묵호항 배경을 담는 모습이 신기한 듯, 매일 보는 풍경인데도 달라 보였나보다. 수묵화를 그리는 화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작가와 하나가 된 듯 엷은 미소를 띠곤 했다.

기자는 화가가 그리는 동안 매일 새벽마다, 한섬에서 맨발걷기하는 두 사람과 심규언 시장에게 연락을 했다.

동해문화원 조연섭 국장은 한섬을 걸을 때 바다에서 배우는게 있다고 한다. 한섬으로 밀려오는 파도는 자기에게 리더십을 가르친다고 한다. 때론 강하게 때론 잔잔하게 자신을 이끌어 내는 마법이라고 표현 했다.

그리고 동해시 박종을 경제관광국장도 매일 맨발 걷기를 하는데 발바닥 각질이 다 벗겨져 자신의 발이 깨긋해졌다. 최고의 발 관리사라고 했다.

그리고 출장가 있는 심규언 시장에게 '동해의 한섬은 어떤 곳 입니까?" 문자로 물었다. 정책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그리고 몽돌해변의 파도소리들으며 옛 군초소가 잇던 산책길 걷다 보면 잡념 없어지는 무념무상은 힐링의 명소가 한섬이라고 했다.

통화를 끝내고 화가의 작품세계를 보기 위해 숨죽이며 뒤로 다가서는데 이제 상상과 마음으로 담았던 파동의 수묵화가 빠르게 크로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완성될때까지 다시 물러나 화가가 그리는 묵호항을 바라보는데 나는 사물을 볼 때 무엇을 담고 있나 스스로 생각을 해봤다. 무념일뿐, 하지만 요즘시대 화첩에 담긴 자연을 많은 사람들에게 관람 기회를 준다면 복잡한 머릿속은 잠시 쉬게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들이 서울 나들이를 한다면 자연이 주는 동해시의 선물을 듬뿍 안겨줄것 같았다.

요즘 손쉽게 담는 카메라가 아닌 작가의 가슴으로 담아내는 파동의 붓! 한 획, 한 획은 파도의 물결처럼 보였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한 가슴속으로 들오는것 같다. 그리고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산수와 생명체는 끝없이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줄기를 뻗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저 넘어 묵호항과 논골담길에는 융성했던 묵호의 부흥기에 오징어와 명태를 지게에 지고 덕장으로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는 이유도 보였다, 지게진 아비는 우리 명화 올라 올 때 신어야하는 장화 한컬레 사려는 기쁜 걸음 걸이 였다. 빨리 사놓고 마중 나가려는 진한 아버지의 사랑도 느껴진다. 그리고 묵호항 뱃고동 소리에 어머니와 지게진 아버지들이 잰 걸음으로 항으로 걸어가며, 만선이라네 만선! 신명나게 춤추는 모습도 그려진하다.

상상에 머무는 사이 작가의 붓은 끝이 보이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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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작가가 크로키 한 한섬의 사람얼굴 바위 그림과 사진(아래)의 느낌은 매우 다르다. 특히 수묵담채화는 가야금 열 두줄에 타 내려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받는다. 작가의 마음에 울려퍼진 파동이 느껴지는 듯하다./김명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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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가 작가가 화첩에 담아내는 배경인 얼굴바위와 저 멀리 묵호항과 논골담길이 보인다./부두완 기자
작가에게 동해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달라고 하자, 작가는 대뜸 "모두 아름답잖아요. 바다며, 항구며, 산이며, 시장이며, 논골담이며, 바라볼 때 마다 나의 생각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서 아름다움은 달라 진다"고 한다. 그때마다 붓의 획은 다양한 강도로 파동에 따라 화선지에 그려진다고 했다.

우리 인간들은 감정에 따라 희희낙락 거리듯 붓도 작가의 감정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그려도 달라진다고 한다.

특히 그림은 사물과 풍광의 삶속에서 작가는 마음속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가 중요하다. 동해에 내려와 10년간 살면서 가슴으로 동해를 품었다고 한다. 여행와서 한 장의 사진과는 바라 봄이 매우 다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작가가 동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기자도 여행지에서 사진은 사물과 풍광은 쉽게 담을 수 있지만, 감정을 담아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제2고향이 되어버린 동해를 그리는 작가의 화폭은 가야금의 열 두줄과 작가가 연주하는 피아노와 첼로가 내놓는 음색이 더해져 다양한 감정을 담아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자는 단국대학교 강은일 교수의 해금연주에서 관악과 현악의 융합된 음색과 음율이 나의 마음의 파동이 되어 수묵담채화를 수놓는 느낌을 받았다.

한섬의 아름다움은 가을에 코스모스가 살랑한 바람에 춤 자락을 뽐내며, 동해 바다를 거들먹거리게 하고 있다.

이런 한섬의 풍광과 수묵화 작가의 만남은 새로운 동해문화예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보여진다.

작가는 내년 8월에 인사동 갤러리에서 길이 10m, 폭 2.5m 짜리 논골담길을 그린 낮 풍경과 밤 풍경을 전시 한다고 한다.

이 그림은 대형 화폭이 뿜어 내는 새로운 시각의 논골담길을 보게 될 것이다. 다만 좁은 공간 화랑에서만 보여지는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하고 싶다.

서울시청이 동해를 품어주는 멋진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 로비 갤러리에 전시된다면 서울시민들은 힐링하게 된다. 그리고 동해시는 문화예술 방향에서 새로운 출구 전략이 생길 것이다.

수묵화를 그리는 김명화 작가는 아프리카 유학을 다녀왔다 했다. 캐냐타국립대학교에서 미술철박사학위를 받은 보기 드문 이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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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작가는 마음의 파동을 느끼기 위해 피아노 연주와 챌로 연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은 작가가 크로키한 챌로, 우측은 피아노 연주하는 작가의 모습이다./김명화 작가
작가는 피아노와 첼로 악기를 배우고 있는데 그림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 수묵화의 획과 원시미술에서 파동(Wavelength)이라는 접점이 있어요.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족이 붉은 흙을 몸에 이겨 발라 바디페인팅을 한 후에, 높이 뛰어 오른 것을 반복할 때 발생하는 파동이. 일종의 붓이 움직일 때 생기는 획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어요. 사실 지구와 우주는 온통 파동으로 이루어져 소통하고 있으며, 음악도 파동의 한 종류예요."

그런 이유로 시간을 따로 내서 악기를 연습하면서 소리파동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끼고 저만의 표현방식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동해시는 이러한 작가들을 자원하여 문화예술의 동해, 관광자원으로 육성해 간다면 더 많은 동해의 아름다움이 화폭에 담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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