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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기자의 스포츠人] “하이런 세계 타이기록...이제는 월드컵 우승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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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4. 11. 18. 16:54

김준태 경북체육회 당구팀
2024 서울 세계3쿠션 당구월드컵서 28점 연속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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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랭킹 1위, 현 세계랭킹 3위 당구황제 김준태/ 사진제공=김준태
김준태(29)는 세계 당구계의 기린아다. 20대에 이미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현재 세계랭킹은 3위다. 최근 열린 2024 서울 세계 3쿠션 당구월드컵 32강전 글렌 호프만(네덜란드)과 경기에선 28점 연속 득점의 세계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종성적은 3위로 마무리했다.

- 어떻게 당구를 시작했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잠깐 운영을 하셨다. 그때 재미를 붙여서 당구를 시작했다."

- 처음엔 4구로 시작했나.

"맞다. 아버지도 4구를 잘 치셔서 아버지한테 처음 당구를 배웠다."

- 당구장은 어디 있었나.

"경상북도 점촌이다."
- 아버지 실력은 어느 정도였나.

"4구 500점이다. 저는 300까지 쳤다."

- 김준태 선수 중학교 때만 해도 당구장엔 주로 어른들 손님이 많았다. 불편하지는 않았나.

"아버지 당구장이다 보니까 삼촌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당구도 같이 치면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당구가 재미있어서 다른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당구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단 아버지가 먼저 권유하셨다. 그리고 TV에서 봤을 때 정장을 입고 나비 넥타이 메고 경기하는 모습이 좋았다. '신사의 스포츠'라는 말도 멋있었다."

- 김준태 선수 청소년 시절엔 당구 시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프로 선수로서 당구만으로 생계유지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 같은 건 없었나.

"없었다. 본격적으로 당구 배우러 간 곳이 있다. 구미의 권영일 선생님한테다. 제 스승님인데, 이 분이 김경률 선수나 최성환 선수 등 당시 톱 클라스 선수들과 다 친했다. 톱 클라스 선수들을 옆에서 보면서 일류가 되면 생계 걱정은 없겠다고 느꼈다."

- 수원 매탄고를 나왔다. 스카우트 된 건가.

"아니다. 저는 당구를 좀 늦게 시작한 편이다. 그래서 중3 당시에 성적이 없었다."

- 그런데 어떻게 매탄고를 갔나.

"경기도당구연맹 하 회장님이 추천서를 써주셨다."

- 매탄고는 수원 삼성 유소년 축구팀으로 유명하다.

"당구도 특기생을 뽑았다. 제 선배로 김행직, 조명우 등 쟁쟁한 세계적인 선수들이 여러 명 나왔다."

- 그런데 팀이 해체되었다.

"학교 측 사정도 있었겠지만, 정말 안타깝다."

- 매탄고 졸업 후 한국체대에 진학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진학할 때는 매년 두 명씩 특기생을 뽑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면.

"이번에 하이런 28점 세계 타이기록을 세운 경기다.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28점이 세계 타이기록을 의식했나.

"기록을 세울 때 12점에서 시작했다. 12점이라면 남은 점수도 많고 경기 초반이어서 점수를 의식하지 않았다."

- 11점을 득점한 상태에서 시작했으면 29점 세계 신기록 날 뻔했다.

"그렇다. 그런데 20점 연속 득점했을 때도 일부러 점수판을 안 봤다. 몇 점에서 시작했는지 모르는 상태였고 몇 점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득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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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24 울 세계 3쿠션 당구월드컵/ 사진=장원재 전문기자
- 왜 그랬나.

"그걸 의식하는 순간 못 칠 것 같아서다."

- 하이런 28점이 세계 신기록이라는 거는 알고 있었나.

"그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의식을 안 하려고 안 본 거다."

- 전혀 의식하지 않았나.

"20점이 넘어가면서부터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의식 안 하려고 노력했다."

- 끝나고 나서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환호하면서 축하하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기분이 어땠나.

"그때 공에만 집중했던 무아지경 상태여서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환호 소리가 들렸던 것도 영상을 통해서 알았다. 좀 정신이 없었다."

- 그런데 10일 타슈데미르(튀르키예)와 준결승전에서는 48-39에서 역전패했다. 두 점만 더 내면 결승 진출이었다.

"아무래도 빨리 끝내고 싶다는 마음에 좀 성급했던 것 같다. 승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관중석에서 웅성웅성하면서 '빨리 끝내자!'라는 응원도 나오니까 멘탈이 좀 흔들렸다. 다 제 불찰이다."

- 김준태 선수 같은 일류 프로도 평정심을 잃는 때가 있나.

"상대가 계속 따라오다 보니까 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아무래도 당구가 멘탈 게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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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김준태/ 사진제공=김준태
- 현재 후원사는.

"테이블은 허리우드에서, 큐는 타스랑 큐스코에서 후원받고 있다. 소속팀은 경북체육회다. 전국 체전 나갈 때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출전한다."

- 소속팀과 후원사에 하고 싶은 말은.

"소속팀과 스폰서들이 물심양면 도와주셔서 제가 당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런 성적도 내고 세계 타이기록도 세울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작은 목표, 큰 목표,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

- 다 얘기해 달라.

"일단 국내대회 우승, 전국 체전 금메달 목표는 달성했다. 그다음 목표가 월드컵 우승, 그다음 큰 목표가 월드랭킹 1위였는데 그 최종 목표를 먼저 이뤘다. 월드컵 우승보다 뒤로 생각했던 목표를 먼저 이루다 보니까 뭔가 동기부여가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직 못 이룬 월드컵 우승을 향해서 초심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가장 존경하는 당구인은.

"예전부터 고(故) 김경률 선수와 브롬달 선수를 가장 존경하고 좋아했다. 항상 당구에 대해서 진지하시고 당구 외적으로도 멋진 모습이 많았다."

- 아마추어 당구인들에게 조언한다면. 당구를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

"저도 아직 부족해서 뭐라 조언하기가 좀 그렇다. 스트로크를 할 때 한가지 길만 보시지 말고 여러 가지 각도를 살펴서 공에 맞는 길을 찾으시면 좋겠다. 같은 공이여도 좀 더 쉽게 득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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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쪽부터 샘 반에탄, 알레시오 다가타, 김진태. 세계 당구계를 이끌어갈 20~30대 젊은 세대다./ 사진제공=김진태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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