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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의 스포츠人] “2036 올림픽 유치 기원...국민 전체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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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02. 10:37

김진선 전 강원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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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전 강원지사/ 사진 제공=전형찬
서울시가 2036년 올림픽은 유치를 공식 선언했다.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올림픽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서울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전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했던 김진선(78) 전 강원지사를 만났다.

- 서울 올림픽 유치 공식 선언이 나왔다. 어떤 느낌인가.

"대한민국이, 그리고 서울이 이제 올림픽을 할 때도 됐다. 서울은 1988년도에 했고, 2036년도에 개최하면 거의 반세기 만에 하는 것이다. 파리나 런던, LA나 도쿄 같은 도시에서 올림픽을 다시 개최하는 주기가 빨라졌다. 그래서 2036 서울 올림픽은 적기에 시도하는 것이라고 본다."

-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이라면.

"올림픽 유치와 개최에는 크게 보아 내적 동력과 외적 동력 두 가지가 있다. 그 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 내적 동력이란 뭔가.

"우리 국내에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개최할 힘을 만드는 것이다. 그 힘이 있어야 한다."

- 자세히 말씀해 달라.

"1차적으로 서울시민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가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에 광범위하게 공감하고 참여해야 한다. 왜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또 열어야 하는지, 왜 서울시가 해야 하는지, 그 비용과 효과는 어떤 것인지 등등이다."

- 최근의 추세는 간단치 않다. 올림픽 유치 희망 도시 시민 사이에서 개최 여부를 두고 늘 찬반 논란이 갈린다.

"맞다. 올림픽은 세계적인 이벤트지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상존한다. 올림픽을 이렇게나 많은 돈을 써가며 꼭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다. 그런 것들을 뛰어넘어서 국민적 공감을 얻고, 다 함께 참여해서 성공적인 이벤트를 만드는 일에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1차적인 과제다."

- 88 서울 올림픽을 평가한다면.

"개인적으로는, 88 서울 올림픽은 개발 도상국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국내적으로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효과를 가져왔다."

- 88 서울 올림픽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리는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과 서울의 위상과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이제 우리는 거의 완전한 선진국이다.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니 그런 선진국의 모습을 적시에 아주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2036년 서울올림픽이 아닌가 한다."

- 개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실질적으로 경제적, 문화적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다. 비용 대비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인프라, 경기장 등이 현재 거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비용을 최소화하며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 외적 동력이라는 건 어떤 건가.

"올림픽을 주도하는 주체인 IOC 및 모든 경기단체와의 관계,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우리가 수행해야 할 역할 등에 대한 논의를 말한다. 올림픽은 올림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 국가 간에 여러 가지 관계도 있다."

- 다른 나라와 스포츠 단체의 지지를 말씀하시는 건가.

"그렇다. 세계적인 시각에서 볼 때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개최하는 것이 적합한가?' '이런 명분이라면 찬성할 만하다'라는 설득 내지는 공감을 얻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외적 동력이다. 그런 걸 많이 얻을수록 유치 가능성이 커진다."

-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특별히 세계 무대에 어필할 점이 있다면.

"경험상 당연히 경쟁 도시가 있지 않겠나. 세계 무대에 '왜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 서울인가?' 그러니까 서울의 특장점, 뭔가 차별화되는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명분에서부터 비전, 컨셉트, 올림픽 운영 계획, 대회 후 기대 효과 등 서울이 올림픽을 꼭 해야 할 당위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도시나 나라보다도 뭔가 특별한 것들을 찾아서 IOC나 모든 나라들이 공감하게 만들고지지 세력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외적 동력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 뭔가.

"올림픽은 종합적인 문화적 이벤트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본질이 있다. 경기력 향상과 스포츠 발전이다. 스포츠의 세계적 확산! 평창은 이 본질은 아주 중요시하며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동계스포츠가 번성하지 않은 나라에 동계스포츠 종목을 보급 확산하겠다'가 메인 컨셉트였다. 이 점을 내세우면서 나머지 요소를 강조했다. 서울도 이런 점을 유념하면 좋겠다."

- 그것이 '평창 드림 프로그램'이었나.

"그렇다. 동계스포츠가 없거나 약한 나라의 청소년 초청 프로젝트다. 첫 유치에 실패하고도 매년 꾸준히 했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세계 모든 사례를 스터디하고 창의력을 발휘해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짰다. 올림픽 유치는 외교력과 정치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정말로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차별적인 우수한 점, 그런 논거를 제시해 줘야 관계자 설득이 가능하다."

- 평창은 2010년 올림픽 유치전에서 3표 차, 2014년 올림픽에선 2표 차로 연속 떨어졌다. 그때 심정은.

"2010년 유치 때는 초반에 무기력한 한계 같은 걸 느꼈다. 대한민국이 동계 스포츠를 하는 나라냐고 하더라. 당시에도 쇼트트랙 강국이어서 그 얘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웃었다. 세계적 시각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동계스포츠 전체를 아우르는 깊이와 넓이가 없는 나라였다. '설상(雪上) 종목을 할만한 정도로 충분한 눈이 내리는 지역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정도였다."

- 평창을 평양과 혼동한 사례도 유명하다.

"그만큼 평창이 무명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엄청난 한계에 부딪혔다. 난관을 잘 극복해 나갔지만 결국 국내외적으로 몇몇 소모적 요소가 있어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

- 2014 유치전 때는 어땠나.

"그때는 아주 큰 힘을 가진 러시아의 소치가 갑자기 튀어 나왔다. 푸틴의 유치의지도 대단했다. 3표, 2표 차이로 연속 무릎을 꿇고 정말 좌절하고 낙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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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올림픽 유치전에서 소치에 2표차로 패한 뒤 김진선 지사가 강원도민 자원봉사자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김진선
- 2번 실패 후 유치 포기 포기할 생각은 없었나.

"있었다. 국민이나 도민 일부에서도 회의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고, 어차피 안 되는 걸 하지 말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제가 갈등도 느끼고, 한때는 이런 여론 때문에 올림픽 유치 도전 자체를 못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도 가졌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도전에 나선 동기는.

"두 번째 유치전에서 실패하고 귀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형태든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어려울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답 아닌가.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대로 밀고 나가자고 결심했다. 출발점은 '왜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하는가?'였다."

- 결론이 뭐였나.

"88 서울 올림픽은 개도국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 등장한 역사적 이벤트였다. 그렇다면 평창 올림픽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30년 만에, 딱 한 세대 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건 우리의 국가적인 괴업이고, 개도국이나 발전을 꿈꾸는 여러 나라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평창동게올림픽의 경제적 기대 효과는 어땠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상 외로 대단했다. 그때 분석으로는 약 60조 정도의 기대이익이 있었다. 직간접 이익을 다 포함한 수치다. 그리고 평창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 뭔가.

"강원도는 유일한 남북 분단 지역이다. 이것 때문에 변방과 한계 지역이라는 멍에를 늘 안고 살았다. 올림픽은 낙후됐던 지역에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을 놓을 수 있다. 동아시아를 겨냥한 관광과 동계스포츠 허브를 만들겠다는 비전과 목표도 세웠다. 이것이 평창이 꼭 올림픽을 유치해야 할 이유였다."

- 그래서 3수에 나섰나.

"명분이 확실한데 왜 두 번 세 번 실패했다고 그냥 주저앉나? 10번이고 100번이고 도전해서 꼭 유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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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올핌 유치전. 좌로부터 김연아 선수, 김진선 당시 강원지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범국민적 노력 끝에 대한민국은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제공=김진선
- 마무리 질문이다. 서울 올림픽 유치팀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서울 올림픽 유치 공개 선언이 갑자기 된 건 아닐 테고, 서울시장과 여러 전문가 그룹이 면밀하게 논의하고 상당한 검토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고 본다.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올림픽 개최 도시 결정하는 메커니즘이 평창 때와는 달라졌다는 점이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평창 때는 유치 희망도시 신청을 받아서 몇 단계 절차를 거쳐 후보 도시를 선정하고 실사 평가를 거쳐 마지막에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했다. 그래서 준비 과정, 프레젠테이션, 현장 평가 등 비용도 많이 들고 이벤트적인 요소가 컸다. 그런데 최근에는 달라졌다. 이런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개최지 위원회(FHC)에서 유치 희망 도시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내부적으로 결정해 간다. 그래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고 별 문제가 없으면 아예 FHC에서 집행위원회에 통보해 개최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2개 도시가 경쟁하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면 최종적으로 IOC 총회에서 투표를 결정한다. 여기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두 번째는 뭔가.

"올림픽 유치팀 구조 자체를 전반적으로 전문적이며 실질적으로 짜서 내실을 기해야 한다. 외양에 치우치지 말라는 뜻이다. 전문가를 뽑고, 그 인력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보상도 확실해야 한다. 중요 직책을 맡은 전문가를 자주 교체하는 건 독약과 같다."

- 권한과 책임이 확실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책임을 지고 있는 라인업, 무슨 무슨 위원장에서부터 조직 하부까지 권한과 책임을 명료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 요소도 배제해야 한다. 내적, 외적으로 정치적 압력이 발생하거나 이것이 유치위로 투입되는 것을 전부 막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순수한 올리픽 정신으로 유치전에 나서는 것이 성공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이런 것들을 유념해서 잘 꾸려 나가면 아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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