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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 강태영號 ‘수익성 강화·리스크 관리’로 빅4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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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01. 05. 17:10

은행장 취임… 만년 5등 극복 과제는
WM 등 과감한 투자로 수익기반 구축
디지털 인재 양성… 지속가능성장 실현
내부통제 강화 실추된 신뢰 회복 주력
농협은행 강태영 호(號)가 출항했다. 2012년 3월 신경분리로 농협은행이 출범한 이래 여덟 번째 은행장이다. 강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 품격을 담다'라는 경영목표를 제시한 데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해 미래금융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여기에는 농협은행이 처한 현 주소에 대해 강 행장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국내 '5대은행'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아직 갈길이 멀다. 수익성은 리딩뱅크인 신한은행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잇단 금융사고가 드러나면서 고객 신뢰도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또한 경쟁은행들이 레드오션인 국내 금융시장을 넘어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후발 주자인 농협은행은 글로벌 경쟁력 및 수익 기여도는 경쟁사 대비 뒤처져 있다.

이에 강 행장은 기업금융과 WM(자산관리) 등 핵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해 금융사고의 선제적 차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지난 3일 새 사령탑에 오르면서 경영방향으로 △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미래금융 선도 등을 강조했다.

강 행장은 올해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국내 정세 불안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이어 '빅5 은행'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주요 은행 당기순익을 보면 신한은행이 3조1028억원을 기록해 리딩뱅크를 지키고 있고, 하나은행(2조7808억원)과 국민은행(2조6719억원), 우리은행(2조5240억원)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1조6561억원의 순익을 기록, 신한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과도 1조원 이상 격차가 났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 총액은 291조원으로, 많게는 364조원(국민은행)에 달하는 경쟁사에 못 미친다. 대출자산은 이자이익 기반이 되는 만큼, 적절한 대출자산 성장은 이어가야 한다. 아울러 여신 건전성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농협은행 대출자산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0.36%와 0.34%로 높았다.

이에 더해 글로벌 영역에서도 격차는 컸다. 농협은행은 미국과 중국, 호주, 베트남 등 8개국에서 법인 2곳과 지점 6곳, 사무소 3곳으로 총 11개의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는데, 아직 은행 수익 기여도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신한베트남은행 등 10개의 해외법인을 운용 중인데, 이곳에서 벌어들인 순익만 지난해 3분기까지 4343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해외법인에서 1545억원과 120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법인의 정상화 지연으로 적자를 낸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수익기반 확대는 강 행장의 주된 과제다. 이에 강 행장은 경영방향 중 하나인 '미래금융 선도'를 통해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기반 구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율적 자산운용과 자본 적정성 제고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기업금융, WM, 디지털 등 미래 핵심사업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과 과감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잇단 내부통제 부실사고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난해 농협은행이 공시한 금융사고는 6건으로, 사고금액 총액이 450억원에 이른다. 반복된 금융사고로 인해 농협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가 실추된 것은 물론, 리스크 관리 역량도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강 행장은 취임 첫 행보로 금융사고 예방 실천 서약식을 진행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본격 나섰다. 그는 "업무 재설계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취약점을 전면 재정비해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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