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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책임감 있는 모습 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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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19. 01. 23. 16:26

아시아 투데이 이욱재
최근 법원행정처의 의뢰로 진행된 실태조사에서 일반 국민이 바라보는 법원 신뢰도는 69.3% 수준이었다. 이는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76.7%), 입법부(74.1%), 행정부(73.6%)를 밑도는 수치였으며 늘 국민들의 ‘뭇매’를 맞아온 검찰(68.5%)보다 조금 높은 수치였다.

지난해 6월 발표된 CBS 여론조사에서도 사법부 판결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7.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0월 시사인이 진행한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대법원은 10점 만점에 3.42점을 받아 검찰보다 낮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일련의 여론조사로만 국민들의 불신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몇 달 전 대법원 정문에서는 현직 대법원장이 탄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사건이 발생했고, 대법원 건물 5층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도 발생했다. 모두 유례가 없던 일들이다.

이런 가운데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 소환되며 검찰 포토라인을 무시한 채 대법원 앞에서 입장발표를 강행했다. 이를 지켜본 법조계에서는 ‘사법절차를 무시하는 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결국 수백명의 경찰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총 1400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이런 행정적 낭비가 벌어졌지만 막상 대법원 앞에 선 양 전 대법원장의 입에서는 “법원을 한번 들렀다가 가고 싶었다”는 황당한 대답이 나왔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자신은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후배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본인의 책임을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권 독립’이라는 명분으로 감시의 눈을 벗어나 있던 사법부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고, 그간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사법부의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대법원이 자체 개혁안을 내놓고 있지만 성난 국민들을 진정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6년간 사법부 수장을 지낸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혐의 부인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보단 이제라도 잘못된 과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재임 시절 벌어진 각종 의혹의 실체 규명에 협조하는 것이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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