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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지상파 3사, 드라마 개편보단 콘텐츠 경쟁에 힘을 써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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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19. 05. 08. 11:13

MBC·KBS·SBS 등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일일·주말 드라마를 축소한다. 다채널 시대에 맞서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랜 시간 유지해 온 전통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일인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

SBS는 토·일요일에 걸쳐 방송하던 드라마를 금토드라마로 개편했다. 첫 포문을 연 ‘열혈사제’는 흥행에 성공했다. KBS 역시 지난 1월 아침드라마를 폐지했다. 이 시간에는 전날 2TV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재방송한다.

MBC는 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를 끝으로 일요드라마를 없앴다. 빈자리를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로 채웠다. 이와 함께 현재 방송중인 일일드라마 ‘용왕님 보우하사’의 후속작을 편성하지 않았다. 일일드라마의 유지가 지금으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MBC는 한발 더 나아가 드라마 편성시간도 조정한다. 평일 오후 10시대에 방송하던 월화드라마를 오후 9시대로 옮긴다. 오후 9시 30분에 드라마를 시작하는 tvN, JTBC보다 30분 앞서 나감으로써 시청자를 확보하겠다는 승부수다. MBC는 1980년대부터 평일 오후 10시에 드라마를 편성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판도를 주도했다. 이번 결정은 가히 파격적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드라마 편성 개편을 시도하면서 지난해까지 채널 당 평균 6개 였던 드라마 수는 현재 평균 4개로 줄었다. 이처럼 드라마 편성이 줄어들면서 드라마 제작사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과거 지상파 드라마를 우선 순위에 뒀던 제작사들은 이제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상파에서 극심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데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화제성과 시청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이다. 다채널 시대에 시청자의 요구와 방송 트렌드에 부합하는 적절한 대응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채널을 대표하는 이른바 ‘킬러 콘텐츠’를 키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단지 편성을 개편하는 것으로만 시청자를 잡겠다는 전략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개편만이 아닌 콘텐츠 제작을 통한 경쟁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하나 더 추가하면, 앞으로의 개편에서는 미니시리즈,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 등으로 구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드라마를 그저 ‘드라마’로 통합하는 방식을 권한다. 그동안에는 미니시리즈는 인기가 많은 배우나 스텝들이,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는 소위 ‘한물 간’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작품을 위해 고생하는 배우나 스태프의 수고는 여느 드라마나 마찬가지다. 편성 요일에 따른 구분이 없어진다면 배우나 스태프도 출연하는 작품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콘텐츠도 다양해질 것이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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