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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5년 만에 영업익 2조 돌파…어깨 무거운 홍원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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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기자

승인 : 2024. 02. 01. 18:03

지난해 영업익 5년 만에 2조 돌파
보장성 신계약·투자손익 등 선방
전년比 73% 껑충, 업계 1위 수성
'사업 판 확장' 건강보장상품 강화
시니어케어·GA, 신 먹거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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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맏형' 삼성생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5년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73% 급증했다. 한화생명(전망치 약 8000억원)과 약 3배 가량 격차를 벌리며 1위를 수성했다.

호실적은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새로 도입된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증대에 유리한 건강 보험 중심의 보장성 상품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삼성 금융계열사의 지분법 이익으로 투자손익을 방어하고, 금융자산 내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비중이 낮아 금리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변동성이 경쟁사에 비해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사령탑을 맡은 홍원학 사장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전임 사장에 이어 수익성을 더 끌어올려야 하지만 경영 환경이 여의치 않아서다. 과당경쟁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규제로 실적 효자였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확대를 할 수 없게 됐고, 수익 증가만큼 상생금융 부담도 커졌다.

홍 사장은 올해 승부처로 제3보험 시장을 점찍었다. 고령화로 건강보험(상해, 질병, 간병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계 새 먹거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품 라인업 다양화 및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신 수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지역청년지원 사업 및 금융계열사와 연계한 상생금융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2조398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생명은 오는 20일 기업설명회(IR)에서 상세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업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2조5833억원) 이후 5년 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지배기업소유지분)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1조8953억원을 기록해 2조원에 육박했다.

실적 선방의 비결은 작년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건강 보험 등 CSM 증대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 판매를 확대한 덕분으로 보인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벌어들일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으로, 보험 계약 기간이 길수록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보장성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1조8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건강 상품 신계약 CSM 비중은 1분기 32%, 2분기 30%에서 3분기 40%까지 확대됐다.

투자손익도 선방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자산 내 FVPL 자산 비중이 낮아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변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작년 9월 말 기준 금융자산 192조원 중 FVPL은 18조원으로 비중은 9.4%이며, 한화생명은 25%에 이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 투자손익이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반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적자 전환했다. 증권·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 지분법 이익도 투자손익 방어에 한몫했다.

신임 수장인 홍원학 사장으로선 책임감이 막중하다. 전임 사장에 이어 호실적을 이어가야 하지만, 험로가 예상되서다.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수요가 줄고, 당국의 규제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앞다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설계사 수당 확대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야 하나, 상생금융 압박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홍 사장은 올해 제3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해 수익성 다각화에 나선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로 전통적인 사망보장 중심의 종신보험 대신 생존 시 다양한 건강을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명 이전에 삼성화재 대표를 지냈고, 양대 업권을 두루 거친 '영업 베테랑'으로 꼽힌다. 홍 사장 취임 이후 삼성생명은 연초부터 건강 보장을 강화한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신사업으론 시니어케어 사업 및 GA(법인보험대리점) 인수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홍 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보험과 연결되는 모든 영역으로 '사업의 판'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작년 연말엔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획실 산하에 시니어리빙 사업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만들었다. 또 지역청년지원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화재, 카드 등과 함께 상생금융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제3보험은 손해보험사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며, 시니어케어 사업은 시설 설립 등 정부 규제 탓에 수익 확대가 쉽지 않다.

삼성생명 측은 "올해는 보험영업의 경쟁구도를 확장해 건강보험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상품혁신과 효율 제고에 초첨을 맞춰 안정적인 손익(CSM)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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