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비메모리 영업익 부진…HBM 성과도 아쉬워
"HBM3E 개선품 1분기 말 공급, HBM4 하반기 양산 목표"
|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300조8709억원, 영업이익 32조726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2%, 398.3% 증가한 수준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7544억원, 6조4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129.8%씩 늘었다.
시장의 관심이 컸던 DS부문은 지난해 연간 매출 111조1000억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6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SK하이닉스가 같은 기간 23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DS부문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조1000억원, 2조900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4분기 메모리 사업은 HBM 및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지만, 모바일 및 PC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메모리 시장은 모바일·PC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예상 대비 큰 폭으로 이뤄지며 수요 약세가 심화됐다"며 "매출은 4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달성했지만, 손익 측면에선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메모리 사업도 부진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파운드리도 모바일 수요 약세가 지속된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상황도 좋지 않다. 김 부사장은 "모바일·PC 수요는 여전히 약세고, HBM은 AI용 반도체 수출 통제 등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HBM 수요 이연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1분기는 범용 D램 약세와 HBM 판매량도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응책은 HBM 등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9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5세대인 HBM3E 개선 제품을 1분기 말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6세대인 HBM4 역시 당초 계획한대로 올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3분기부터 HBM3E 8단·12단 제품을 양산 및 판매했고, 4분기에는 다수의 GPU 공급사와 데이터센터 고객향으로 HBM3E 공급을 확대했다"며 "HBM3E 매출이 HBM3 매출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는 HBM3E 12단으로의 수요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HBM3E 개선 제품의 생산을 고객 수요에 맞춰 확대하는 등 올해 전체 HBM 비트 공급량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2분기 이후에는 고객 수요가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3E 개선 제품의 공급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8단 제품의 공급 승인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HBM3E 8단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한 최신형 HBM3E 제품의 이전 모델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