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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 SE4'를 공개한다. 오는 21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해 28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고가는 전작보다 20만원가량 더 비싼 479~499달러(약 69만~72만원)일 전망이다. 애플의 가장 고가 제품인 '아이폰 16 프로 맥스' 대비 100만원 넘게 저렴하다.
아이폰 SE는 애플의 중저가 라인업이다. 가성비에 주력한 수십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하면서도 플래그십 못지않은 배터리·카메라 수준을 구현한다. 아이폰 SE4의 배터리는 3000mAh(밀리암페어시)의 배터리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는 최신 'A18' 칩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는 최대 190만원으로 팔리고 있는 아이폰16 시리즈와 같은 칩이다.
당초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해 온 애플은 비정기적으로 아이폰 SE 시리즈를 출시해 왔다. 첫 모델은 2016년 내놨고, 2세대는 2020년 출시해 4년의 텀이, 3세대는 2022년에 출시해 2년의 텀이 있었다. 4세대는 3년 만에 내놓는 거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그해 제품 전략을 짠다"며 "펜데믹 이후 가격 접근성이 좋은 보급형 제품 수요가 많아지자 SE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저가폰으로 인도·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고객을 확보하면 이들이 향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중 저가형 제품의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3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고가폰 출하량 비중은 15% 수준에 그쳤다.
신흥국 중심의 중저가폰 시장은 매년 갤럭시 A와 M 등 저가형 모델을 꾸준히 내놓는 삼성전자의 안방이었다. 다만 최근 샤오미·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들에 중저가폰 영향력을 뺏기는 중이다. 여기에 3년만에 애플의 중저가 가세까지 더해진다면 갤럭시의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앞서 출시된 아이폰 SE3는 출시 직후 단번에 세계 스마트폰 모델별 판매량 6위에 오르며 갤럭시 S·A 제품을 모두 앞지른 바 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저가형 라인업 '갤럭시 A'로 거두는 삼성전자로선 애플의 재진입이 달가울 리 없다. A시리즈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S 시리즈와 폴더블폰 Z 시리즈를 뛰어넘는 삼성전자의 '숨은 효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5개 순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3개 모델이 A시리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1위도 올해 더 위협받을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애플과 불과 1%p(포인트) 차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기준으론 애플이 1위를, 삼성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1·2위 구분이 무의미한 수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