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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국제 인권기구 등에 면담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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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솔 기자

승인 : 2013. 07. 12. 20:55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서 만나자” 초청장…크렘린궁 관계자 포함되지 않아
도피중인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12일(현지시각) 러시아와 국제 인권운동가들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스노든은 전날 러시아에 주재하는 휴먼라이츠워치(HRW),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국제투명성기구(TI), 유엔 관계자들과 러시아 인권운동가 및 저명 변호사 등에게 이메일로 초청장을 보내 체류 중인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스노든은 초청장에서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관리들이 세계인권선언 제14조에 따라 망명을 신청할 수 있는 나의 권리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적인 활동을 벌인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위협적인 행동 범위는 유례가 없었던 것”이라며 “역사상 한 번도 정치적 망명지를 찾는 사람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외국)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나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열린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길에 올랐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탄 항공기가 스노든이 탑승했을 수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영공 진입을 거부당하고 오스트리아에 기착해야 했던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스노든은 “이같은 위험한 상황 악화는 남미와 나의 개인적 안전뿐 아니라 탄압 없는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국제법의 근본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짧은 발표와 현재의 상황에서 나의 이후 행보를 논의하기 위해 인권기구 대표와 다른 존경받는 사람들을 셰레메티예보 공항으로 초청한다”고 썼다.

스노든은 “오후 5시께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환승구역에서 면담이 있을 것”이라며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은 오후 4시30분까지 셰레메티예보 공항 F 터미널 대합실로 모여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크렘린궁 관계자는 이날 면담에 초청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측은 초청받은 인사들이 스노든과 면담할 수 있도록 환승구역 출입을 허용하는 한편 면담 장소도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장 수령 사실을 확인한 현지 변호사 겐리 레즈닉은 “면담에 갈 계획”이라며 “아마 스노든이 러시아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알렉세이 푸슈코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스노든이 인권운동가들과의 면담을 통해 반체제 인사와 인권 침해에 맞서 싸우는 전사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미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홍콩에서 모스크바로 날아온 스노든은 20일째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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