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해 '자율작업 기능' 적용
"성장시장 공략 첨병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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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코의 높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드리운 베일이 일시에 벗겨지고,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트랙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LS엠트론의 MT9이 대중 앞에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140마력 이상의 대형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 올해 출시에 이어 다음해에는 자율작업 기능까지 탑재할 예정이다. 강인한 신기술이 우리 농업의 미래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의 박수가 터졌다.
30일 국내최대농업박람회 KIMESTA 2024 현장을 찾았다. LS엠트론의 신제품 MT9 공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직접 MT9 트랙터를 몰며 등장한 신재호 LS엠트론 대표이사 사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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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의 생생한 고증처럼 MT9은 사용자의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력 감소가 날로 심각해지는 지금 한 명이 경작하는 농경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보다 크고 강한 트랙터를 찾게 된 이유다. 농업기계학회가 발표에 따르면 국내 100마력 이상 대형 트랙터 비중은 2015년(13.3%) 대비 2022년(30.8%) 약 2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그 비중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장에선 연로한 농민이 갑작스레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부모에서 자식으로, 혹은 다른 후계자로의 세대교체를 돕는 것도 똑똑한 트랙터의 몫이 될 예정이다. LS엠트론은 MT9이 성장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자신감의 근원은 발로 뛴 '노력'에 있다. 행사에 참여한 제품 개발 관계자들은 "이렇게 많은 농민들에게 의견을 여쭌 것은 단연컨데 처음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농번기인 봄 가을동안 100여명 이상의 농민들에게 애로사항을 취합했다고 하니, 우리 농촌 '맞춤형' 트랙터가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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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방문한 농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특히 "국산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큰 게 나왔나"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그렇다'는 답변에 화색을 보였다. 현장을 지키던 LS엠트론 관계자는 "대형모델에 대한 수요는 있어도 외국산 제품은 값이 비싸 망설이던 이들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농민들의 선택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쟁사에서 유사한 대형 트랙터 제품 출시한 만큼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했다. 유지훈 LS엠트론 트랙터 연구소장은 "MT9은 세계적인 엔진기업 FPT의 제품을 장착해 동력 손실이 적고 연비와 유지보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작업 중 발생하는 저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전후방에 최적의 유압과 유량을 공급하는 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엔진이 급격히 뜨거워지는 현상을 방지해 작업 효율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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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훈 연구소장은 "매연 배출이 없고 충전기 설치도 간편해 많은 농민들이 기다리는 제품"이라면서 "MT9과 함께 회사가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