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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부동산] “둔산동도 아닌데 단지명에 웬 둔산?”…아파트 ‘꼼수 작명’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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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11. 22. 08:53

대전 괴정동 '둔산 엘리프 더 센트럴' 최근 청약 마쳐
둔산동, 대전 내 '대치동'으로 꼽혀…집값 상승 노린 듯
양천구 신정·신월동 일대 아파트도 단지명에 '목동' 붙여
대전 서구 괴정동 '둔산 엘리프 더 센트럴'
대전 서구 괴정동 '둔산 엘리프 더 센트럴' 아파트 투시도./계룡건설
얼마 전 대전 서구에서 분양한 '둔산 엘리프 더 센트럴' 아파트가 이른바 '꼼수 작명' 논란을 딛고 빠르게 '완판'(100% 분양 완료)에 성공할지 관심을 끕니다.

이 단지는 KT그룹 부동산 개발회사 KT에스테이트가 시행하고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10개동, 총 864가구 규모로 지어집니다.

하지만 이 단지는 둔산동이 아닌 괴정동에 들어섭니다. 둔산신도시로 기준을 넓혀 봐도 탄방동, 월평동, 만년동, 갈마2동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시공사인 계룡건설이 대전 지역 1위 건설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행정구역을 헷갈렸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행사인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해당 단지 역시 둔산 생활권에 속하기 때문에 '둔산'이라는 이름을 넣어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선 집값 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 둔산동은 이른바 대전의 '대치동'으로 꼽힙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용면적 164㎡형은 지난달 21일 22억2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지역별 부촌 이름을 끼워 넣는 분양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H 건설사가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일대 버스차고지를 개발해 짓는 아파트 역시 지역 내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동네인 광교신도시의 이름을 차용했습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 11구역 조합도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짓기로 했다가 여론의 비판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소유자 80% 이상의 동의 및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으면 건축물 명칭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 '목동 힐스테이트'·'래미안 목동 아델리체'·'호반써밋 목동' 등은 모두 단지명에 '목동'을 붙였습니다. 아울러 신월동에 있는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 위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21일 '공동주택 명칭 개선안 마련 시민 토론회'를 통해 단지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인근 지명을 활용해 아파트 이름을 지을 경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정동·행정동을 준수해 달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단지명에 붙는 동(洞) 이름이 실제 행정동·법정동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입지 등을 잘 따져보고 청약·매입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단지명에 다른 법정동의 이름을 함부로 넣는 경우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전국 지자체에서 관련 사항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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