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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 '피넛' 한왕호.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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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화생명 e스포츠는 LCK에 굳어진 '티젠' 양강 체재에 균열을 내는 데 성공했다. LCK 서머에서 젠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투자의 결실을 보았다.
언제나 무력, 선수들의 기본 피지컬과 라인전 역량으로는 한 손에 꼽는 한화생명이었으나 언제나 운영이 약점으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협곡의 총사령관 '피넛' 한왕호의 합류로 한화생명은 달라졌다. 강력한 체급을 갖춘 전차에 운영이라는 날개를 달고 LCK를 평정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2024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8강에서 BLG에 탈락하며 시즌을 마쳤지만, 한화생명은 2025년 LCK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까지 영입하며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지난 16일,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화생명 e스포츠 캠프원에서 피넛 만나 지난 선수 생활과 2024년을 돌아보며 내년에 대한 다짐을 들을 수 있었다.
◆ "월즈 아쉽지만... 2024년, 나쁘지 않고 좋은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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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 '피넛' 한왕호.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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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는 리브랜딩 이후 첫 LCK 우승을 차지하며 2022년부터 LCK를 양분하던 '티원-젠지' 체재에 균열을 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게 LCK 서머 우승자 자격으로 월즈에 진출했으나 8강에서 BLG에 패배하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피넛은 2024년을 돌아보며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고 좋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월즈에서의 결과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이뤄낸 것이 많아서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물론 피넛 커리어의 유일한 아쉬움인 월즈에서의 탈락은 큰 상처를 남겼다. 그는 "월즈 갈 때마다 우승하는 상상을 하고, 이번 대회도 많이 상상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피넛은 8강에서 패배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최선을 다했는데 이기지 못해 힘들기도 했고, 특히 4세트나 전체적인 게임 내용을 돌아보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하다 보니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동료이자 오랜 기간 라이벌로 맞붙은 '페이커' 이상혁이 결승전에서 보여준 슈퍼 플레이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남겼다. 피넛은 "슈퍼플레이가 나온 4,5세트가 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4세트도 불리한 상황에서 나온 거라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으로 봤고, 진짜 잘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2025년 한화생명은 '제우스' 최우제를 영입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피넛은 "제우스는 최고로 잘하는 선수 중에 하나다. 연습을 아직 해보지 않았지만, 내가 잘만 하면 충분히 잘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욱이 한화생명은 탑을 제외한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했기에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피넛은 "올해는 팀을 처음 맞추는 과정에서 다소 더딘 부분도 있었지만, 내년에는 기존 선수들과 함께 더 빠르게 합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어느덧 11번째 시즌... 베테랑 넛신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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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 '피넛' 한왕호.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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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데뷔한 피넛은 어느새 11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슬슬 선수 생활 마지막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이에 대해 피넛은 "마지막이 다가오기에 중요한 상황일수록 마음가짐이 달라지긴 하는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중요한 순간에만 떠올리려 한다. 이런 생각을 1년 내내 하면 오히려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선수에게 항상 따라오는 '에이징 커브', '피지컬 저하' 문제에 대해서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요즘은 나이가 있는 선수들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는 시선이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보면 그렇게 큰가 싶기도 하다.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한 만큼 번아웃 문제도 피할 수 없었다. 피넛은 "번아웃이 올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기도 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별 생각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나보다 힘든 사람이 더 많겠거니 뭐 이런 식으로도 생각했다가, 결국에는 시간이 다 해결해 줬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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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e스포츠 '피넛' 한왕호. /이윤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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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이후에도 선수 생활에 도전할 의지도 밝혔다. 최근 군 복무 이후 다시 선수에 도전하던 선수들이 있었으나 성공적이진 않았다. 피넛은 "그 때 가서 생각해 봐야겠지만 제가 중졸로 공익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게임을 틈틈이 할 시간이 있고, 제가 마음만 먹으면 무조건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피넛은 "무겁지 않게, 유쾌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팬분들이 저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가볍게 응원하고,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피넛은 팬들에게 "올해도 많은 응원 감사드린다. 연말 잘 보내시고, 내년에도 한화생명을 많이 응원해달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