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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글로벌세아 체제서 흑자 전환했지만…쌍용건설, 해외건설·리모델링 경쟁력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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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1. 13. 14:10

올해로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된 지 3년차
전폭적인 그룹 지원 아래 흑자전환·부채비율 감소 성공
그룹 글로벌네트워크 시너지 실종…해외수주 1년새 35%↓
강점 지닌 리모델링도 단 1건 우협 선정 그쳐
쌍용건설 회사전경 메인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 사옥 전경./쌍용건설
쌍용건설이 재계 순위 70위 글로벌세아그룹(이하 글로벌세아) 체제에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이어진 적자 행진을 멈추고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25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자신하면서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본래 강점을 지니고 있던 해외건설 및 리모델링 사업 부문에서 수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김인수 대표이사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일각에선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세아가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중시함에 따라 쌍용건설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그룹으로부터 인수된 지 3년차를 맞았다. 쌍용건설은 2013년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같은 해 2월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 돌입 및 12월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2015년 1월 두바이 투자청(ICD)에게 인수된 바 있다. 이후 약 8년이 지난 2022년 12월 섬유공업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세아 품에 안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지분 90%를 인수, 당시 자산총액 6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 쌍용건설은 2023년 1월 글로벌세아로부터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2022년 약 842%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이듬해 288%로 대폭 줄였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도 -450억원에서 377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작년 8월에는 300억원, 올해 초에는 500억원의 운영자금을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 형태로 빌리기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해 10월 열린 창립 47주년 기념식에서 "2024년은 전년보다 더 성장했다. 2025년까지 3년 연속 흑자를 이루겠다"고 자신할 수 있었던 이유인 셈이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업계 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해외건설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뼈 아프다. 쌍용건설은 2010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2023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얄' 준공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건설 명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세아가 중남미 등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수주 활로가 크게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억5031만달러(약 3682억원)로, 전년 동기(3억8510만달러) 대비 35% 감소했다. 이에 쌍용건설은 올해 1월 1일부로 중동지역 총괄임원 겸 두바이 지사장과 두바이 DUKIA-2 레지던스 현장소장 겸 중동지역 공사관리 담당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왕좌 타이틀을 쥐고 있는 리모델링 사업 역시 신통치 않다. 정부의 재건축 중심의 공급 활성화 기조로 인해 리모델링 시장 분위기가 크게 침체되면서, 리모델링 조합들 사이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짙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쌍용건설은 지난해 한화생명·한화문화재단이 발주한 여의도 63빌딩 별관 및 지하 리모델링(퐁피두센터 한화 서울)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그쳤다.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만 따지면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쌍용건설이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아파트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후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1~4호 단지를 잇달아 준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리모델링 시공권마저 잃을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2015년 당시 쌍용건설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한 경기 안양시 목련3단지 우성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재건축 전환 여론이 커진 데 따라 리모델링 조합 집행부가 전원 사퇴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주민들 간 이견이 팽팽하다 보니 상황을 관망한 후에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게 쌍용건설 측 입장이다.

이들 주력 사업 부진의 배경으로 건설업 영위 경험이 없는 글로벌세아의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한 것이 아니었냐는 점을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기명 당시 글로벌세아 대표이사가 쌍용건설 인수 이듬해인 2023년 1월 1일부터 1년여 간 쌍용건설 대표를 겸직한 데 따른 지적이다. 다만 쌍용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보수적인 영업을 하고 있지만, 건설업 영위 측면에서의 독립적인 운영을 하고있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쌍용건설은 당분간 공격적인 수주 활동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글로벌세아 체제로 편입되기 직전인 2022년 당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33위를 기록했지만, 인수 이듬해인 2023년 28위, 2024년 26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명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면서도 "건설경기 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 일감을 찾기 보다는 체질 개선·원가 절감 등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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