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작곡가 음악세계 엿보는 건 정말 행복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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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안드리스 넬손스가 지휘하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라벨 피아노 협주곡 앨범도 다음 달 선보인다. 이번 녹음에 관해 그는 "라벨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3년 전 도이치 그라모폰에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성사됐다"면서 "녹음 기간 동안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뿌듯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성진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드뷔시와 라벨 음악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드뷔시는 라벨에 비해 좀 더 자유롭고 로맨틱하다"면서 "라벨은 더 지적이고 훨씬 완벽주의자다. 모든 음악이 굉장히 잘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벨의 곡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작곡을 잘 했는지 알 수 있다"며 "이 부분에서 이 멜로디는 이 악기로 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너무 잘 파악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이번 녹음을 비롯해 음반 작업은 항상 힘들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정말 마음에 드는 연주를 했는데 파리에 마이크가 앉아서 그 녹음을 못 쓰게 된 적이 있다"며 "녹음은 그런 사소한 것까지 영향을 받는 세심한 작업이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그래도 이번 녹음은 라벨이라는 프랑스 작곡가가 자신에게 "친숙해서"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어린 시절부터 라벨의 곡을 자주 접했다. 조성진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라벨의 '거울' 중 '어릿광대 아침의 노래'를 처음 접했고 그 곡을 2006년 금호아트홀에서 연주했다"면서 "예원학교 다닐 때는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중 '스카르보'를 연주하며 놀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해 라벨 탄생 150주년 기념 월드 투어를 진행한다.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빈 콘체르트하우스를 시작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에서 투어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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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네잎클로버가 (꽃말이) 행운이고 세잎클로버가 행복이라고 한다. 네잎클로버를 얻기 위해 세잎클로버를 짓밟는 것을 빗대서 작은 '행운'을 찾기 위해 '행복'을 희생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어떻게 해야 행복할까 생각한다. 가족·친구들이 건강하고, 함께 음악을 나누고, 맛있는 거 먹고 이런 게 행복이다"고 얘기했다.
조성진은 피아니스트가 굉장히 행복한 직업이라고도 했다. 그 이유에 관해 그는 "레퍼토리가 끝이 없기 때문"이라며 "천재 작곡가들의 정신과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이 정말 행복한 경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