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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진 ‘G2 관세폭탄’… 中, 관세·수출통제·제소 ‘다중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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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2. 04. 17:37

트럼프, 중국산 수입품 10% ↑
中도 "텅스텐 등 10~15%" 맞불
멕시코·캐나다는 한달 유예
펜타닐·국경 단속강화 약속
USA TRUMP TARIFFS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에 3일(현지시간) 화물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EPA 연합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부과가 3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이에 대해 중국이 즉각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최대 경제 대국 간 무역 전쟁이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막판에 철회했다. 양국이 마약과 불법 이민 단속 강화를 약속하는 등 양보한 대가로 30일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이런 유예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고, 새 관세는 3일 자정부터 공식 발효됐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텅스텐 등 원료의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미국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도 개시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이런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와 함께 미국의 10% 대중 추가 관세 조치를 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중 간 2차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문제를 이유로 무역 전쟁을 시작해 양국은 2년간 대규모 보복 관세를 주고받았다. 당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한 관세 조치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무역 전쟁 종결을 위해 중국은 2020년 미국산 제품을 연간 2000억 달러(약 292조1600억원)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3610억 달러(약 527조3500억원)까지 확대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으로의 펜타닐(마약성 합성 진통제) 유입을 막지 않으면 추가적인 대중 관세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는 "중국이 펜타닐 유입을 중단하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관세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펜타닐 문제를 미국의 내부 문제로 규정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번 관세 조치를 제소하고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고 양국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통화 합의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셰인바움 대통령 사이에 이뤄졌고, 트뤼도 총리와는 두 차례 통화를 한 뒤 관세 조치를 한 달 유예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관세는 지금부터 한 달 동안 유예한다"며 "멕시코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 특히 펜타닐 밀매를 차단하기 위해 1만명의 국가방위대원으로 북부 국경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또 "미국은 멕시코로의 고성능 무기 밀매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날부터 보안과 무역이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캐나다도 미국에 △마약 문제를 담당하는 '펜타닐 차르' 임명 △국경 강화 계획에 13억 달러 투입 △국경에 마약 차단을 위한 인력 1만명 유지 △마약 범죄 조직을 테러리스트로 지정 마약 및 범죄, 돈세탁 대응을 위한 양국 합동 타격 부대(Joint Strike Force) 발족 등을 약속했다.

향후 협상과 관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해당 국가로부터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당연히 관세는 시행될 것"이라면서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야 할 일이 많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8시간 동안 보여준 대중국 관세 강행과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U턴'은 글로벌 시장과 기업 경영진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조치는 그가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무역 정책을 관철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그의 관세정책은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아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고질적인 펜타닐 밀수와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2중용도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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