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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모자 34세 양희영, 세 마리 토끼 잡았다

미소모자 34세 양희영, 세 마리 토끼 잡았다

기사승인 2024. 06. 2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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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7언더파
한국, 16번째 대회 만에 첫 승리
양희영 “갈망한 메이저 우승 행복
Getty Images via AFP)
양희영이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마무리된 LPGA 투어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베테랑 양희영(34)이 마침내 메이저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양희영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워싱턴주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고진영과 릴리아 부(미국·이상 4언더파 284타)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56만 달러(약 21억7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7개월 만의 우승이자 통산 6승째를 챙겼다. 30대에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한국 여자선수는 양희영이 처음이다.

양희영은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1번 홀(파4)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3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5번(파3), 8번 홀(파4) 버디로 2타를 줄이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10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1번 홀(파5), 13번 홀(파3) 버디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특히 13번 홀에서 티샷을 1.6m 거리에 붙인 후 잡은 버디가 쐐기타가 됐다. 16번 홀(파4)에서 짧은 파퍼트를 놓쳤고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2타를 잃었지만 이미 2위 그룹에 3타를 앞서 여유가 있었다. 18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에 실패했지만 파로 막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양희영은 우승으로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35세에 LPGA 투어 통산 6승째를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그동안 75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했고 21차례나 톱10에 들었지만 우승은 없었다. 2012년과 2015년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75번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준우승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냈다.

양희영은 다음 달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도 예약했다. 현재 세계랭킹 25위의 양희영은 곧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5위 이내 진입이 유력해 고진영(7위)과 김효주(12위)와 함께 파리올림픽 출전이 유력해졌다. 세계랭킹 15위 이내의 선수에 한해 국가당 4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양희영은 경기 후 "18홀 내내 이렇게 긴장을 느낀 게 처음이었다"며 "항상 메이저대회 우승을 갈망했다. 은퇴하기 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내 이뤄 너무 행복하다. 다음 메이저대회에도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양희영은 LPGA 올 시즌 16번째 대회에서 한국 선수 마수걸이 우승을 신고했다. 한국 선수들은 직전 대회까지 15개 대회에서 무승에 그쳤다. 2000년 이후 가장 긴 무승 기록이다. 그러나 양희영이 이날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양희영은 이번 대회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올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 77위(71.94%), 그린 적중률 54위(68.63%),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60위(1.81개), 18홀 평균 퍼트 110위(30.35개), 평균타수 83위(72타) 등 모든 지표가 저조했다. 길고 좁은 페어웨이와 단단하고 빠른 그린으로 무장한 사할리 컨트리클럽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버디 기회를 만들고 이렇게 만든 버디 퍼트는 꼬박꼬박 집어넣으며 스코어를 줄였다. 경기 후에도 양희영은 "이번 주 내내 쇼트게임이 좋았고 파 세이브를 잘했다"고 스스로 말했다.

양희영은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당시 앞면에 미소가 작게 그려진 모자를 쓰고 경기했다. 메인 스폰서가 없어서였다. 올 시즌에도 같은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이날 우승도 이 모자를 쓰고 달성했다. 그만큼 실력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날 양희영은 오뚝이처럼 일어나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스타성을 스스로 입증했다

Getty Images via AFP)
양희영이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마무리된 LPGA 투어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직후 동료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이번 대회 준우승자 고진영은 시즌 최고 성적을 냈고 유해란이 공동 9위(1언더파 287타)로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날 2타를 줄인 김효주와 이븐파 72타를 친 최혜진은 나란히 공동 16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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