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동훈 “민주당 특검 vs 제3자 특검으로 구도 전환…野 공세 저지”

한동훈 “민주당 특검 vs 제3자 특검으로 구도 전환…野 공세 저지”

기사승인 2024. 06. 25. 05: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4일 TV조선 인터뷰서 언급
'구도를 바꾸는 묘안' 평가도
대화하는 한동훈-장동혁<YONHAP NO-4463>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장동혁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여당 주도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안'을 제안한 데 대해 "민주당이 특검을 고르는 법안에 찬성할 것이냐, 제 3자인 대법원장이 특검을 고르는 법안을 찬성할 것이냐로 구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TV조선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특검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의 구도다. 저희가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처럼 국민들에게 보여질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고를 수 있도록 하는 특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만든 채상병 특검법은 야당과 비교섭단체(조국혁신당)가 특검을 추천하도록 돼 있는데, 추천자를 제3자인 대법원장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 외에도 민주당 특검법에 담긴 여러 독소 조항을 덜어낸 특검법을 여당 주도로 발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 전 위원장은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논리는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며 "그런데 민심이 그 단계를 넘어섰고, 여기엔 집권 여당과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단계에서는 법리로만 얘기하는 건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또 "이것이 총선의 민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우리의 난국을 타개할 전략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야권의 공세를 막아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우리 지지층은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열망하고 있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그런 일(탄핵)이 벌어졌을 때 가능한가? 절대 불가능하다. 제가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고, 그런 일을 막으려고 나서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왼쪽부터)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창립총회 및 기념 특강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한동훈이 만든 전쟁터에 초대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한 전 위원장이 쏘아올린 채상병 특검법 수정 발의 제안은 당권주자 간 찬반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 살리고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반대 입장을 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공수처 수사가 끝난 뒤 (그 결과가) 이상하면 당연히 특검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부터 저렇게 하면, 한동훈 특검법도 야당이 발의했는데 (찬성) 여론이 높으면 특검을 하겠나,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윤상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의도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당 대표, 당정관계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 대통령의 탈당을 원하는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혹이 없나"라고 따졌다.

사실상 7·23 전당대회 초반 이슈는 채상병 특검법 논란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분위기다. 한동훈(1) : 나경원·원희룡·윤상현(3)의 구도도 선명해졌다. 한 전 위원장이 국정운영 발목을 잡아온 특검 이슈를 여당이 주도해 국민 의혹을 해소하자고 제안했다면, 나머지 3명은 기존 당론을 되풀이하거나 윤한 갈등을 다시 들추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서다.

한동훈 출마-1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나서고 있다./이병화 기자
◇'채상병 특검' 野 찬성 vs 與 반대 구도에서 벗어날 묘안
한 전 위원장의 제안을 '구도를 바꾸는 묘안'으로 평가한 전문가도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날 YTN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라는 분들도 채상병 특검에 대한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며 "이걸 계속 거부만 하는 게 가능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최 소장은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합리적 방안은 제3의 길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야당·대통령실과 다른 제3의 대안을 여당이 제안해 다른 구도를 만드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특검을 찬성하는 야당 계열과 반대하는 여당 계열이 있었다면, 이제는 △민주당 방식의 특검을 주장하는 세력 △한동훈 방식의 특검을 주장하는 세력 △특검을 아예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소장은 "나름대로 머리를 잘 짠거라고 봐야 한다. 대통령과 차별화는 충분히 주면서도, 민주당 특검과도 차별화해 논쟁의 구도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라고도 평가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제3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식 특검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명분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여당 주도의 독소조항을 덜어낸 특검안이 발의될 경우, 대통령이 민주당 특검법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수 논객' 서정욱 변호사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안을 제안한 것은) 민주당의 부당한 특검을 막자는 의도로 보인다. 부당하니까 새로운 특검을 발의하자는 의미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서 변호사는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다음달초, 혹은 이번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여당에도 재의결에 찬성표를 던질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 (여당 주도의 독소조항을 걷어낸 특검법안을 만든다면) 이들을 설득할 명분도 된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