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세계센트럴시티 호텔오노마, 조직적인 직장 내 괴롭힘 ‘물의’

기사승인 2024. 06.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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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과 퇴사 종용, 업무시간 외 사적 지시 등 괴롭힘
피해자 측 “가·피해자 분리 없어... 2차 가해 우려”
사측 “파악된 피해 사안대로 명확한 조처 취해”
제보자 병원 내역
직장 내 괴롭힘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제보자의 병원 내역서. /제보자
대전 유성구 신세계센트럴시티 호텔오노마에서 인격모독과 부당한 업무지시 등 조직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 A씨는 "갑질 사단이 불거졌음에도 사측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윤리경영, 직원 인권 보호를 외치면서도 교묘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 등 다수의 피해자들은 지난 2021년 호텔오노마가 대전에서 개관한 이래 부당한 갑질을 일삼은 인물로 호텔의 고위급 책임자 B씨와 C팀의 몇몇 관리자급 인사를 지목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폭언과 퇴사 종용, 부당한 업무와 업무시간 외 지시 등 다양한 형태로 괴롭힘을 이어왔다고 피해자들은 설명했다.

이런 시달림 끝에 퇴사한 D씨는 "근무하면서 이들에게 이름과 직급으로 불려본 적이 없었다"며 "씨X놈, 개XX로 일관하며 인간 이하의 모욕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해자 중 한 명은 해외여행을 마치고 청주 공항으로 귀국하니 픽업을 하라는 사적 심부름을 서슴치 않았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E씨는 "자비로 숙박비를 부담해 호텔에 부모님을 초청하려 했으나 한 관리자급 인사가 호텔 부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가로 수십만원 상당의 술자리 등을 요구해 결국 부모 초청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A씨 등에 따르면 이들의 부당대우로 그간 4명의 관리자급 인사가 퇴직을 했고 이 중 일부는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며 약물치료까지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도 가해자·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남아있는 직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A씨는 "지난 1월 대전지방노동청에 익명의 청원이 접수되면서 호텔에 대한 감사가 실시됐다"며 "그러나 뚜렷한 물증이 없었는지 가해자에 대한 별다른 처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면서 갑질이 지속돼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 됐다"며 "피해 직원들은 가해 직원들이 어떠한 징계를 받았는지 알지 못하고 C팀의 팀장을 본사로 전보 조처하는 것으로 봉합했을 뿐 가해자들과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회사 자체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가해자로 꼽힌 고위급 책임자 B씨는 이번 사태를 제 3자의 일로 치부하는 등 문책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고위급 책임자 B씨가 본사 임원의 비호를 받고 있어 대전사업장 내 갑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신세계센트럴시티 측 관계자는 "파악된 피해 사안에 대해서는 사내 규정대로 명확한 조처를 했다"며 "가해 직원들이 어떠한 처분을 받았는지는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어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A씨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본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피해자 분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권위 제소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을 감정 쓰레기통쯤으로 여기는 저열한 갑질 문화는 차제에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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