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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동훈 “저보다 국민의힘 문제점 잘 아는 사람 없어…가장 뜨겁게 절박하게 체험”

[인터뷰] 한동훈 “저보다 국민의힘 문제점 잘 아는 사람 없어…가장 뜨겁게 절박하게 체험”

기사승인 2024. 07. 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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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 남동체육관~고양 당원간담회까지 동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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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4일 인천광역시청에서 인천시 출입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박지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식(式) '채상병 특검법'처럼 선수가 심판을 고르듯 야당만이 검사를 고르고, 수사 범위는 물론 재판 기간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까지 있는 법은 보질 못했다. 정말 '괴물같은 특검법'이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4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한 후보와 인터뷰는 인천 남동구에서 열린 '자유총연맹' 70주년 기념식 참석 후 일산 당원간담회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약 1시간동안 진행했다. 차량에는 한 후보가 평소 쓰는 무릎용 책상과 즐겨 마시는 제로콜라가 눈에 띄었다. 이동 중간 카페에 들러 한 후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들어보니 차 안에서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서류 업무를 본다고 했다. 커피를 두는 차량 포트 옆에도 필기구가 가득 담긴 연필꽂이가 있었다. 차에 올라탄 한 후보는 재킷부터 가지런히 정리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단히 정쟁적인 이 상황을 종결할 수 없는 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민은 물론 당사자들도 수긍할 수 없는 편파적 특검"이라며 "오히려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특검 자체가 '대통령 흔들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쟁후보들의 주장에 대해선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 다른 후보들에게 여쭤봐도 여기에 대해 답을 주시지 않더라. 우리가 합리적 대안 제시 없이 이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다음은 한 후보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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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자유총연맹 70주년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어주는 이는 정광재 대변인./박지은 기자
-민주당식 '채상병 특검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금 이 상황은 대단히 정쟁적이다. 이를 종결하기 위해 하는 특검에서 검사를 야당만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건, 선수가 심판을 고르는거다. 특검이라는건 의혹을 풀어내는 의미도 있지만, 어떤 논란을 종결하는 의미도 있다. 그런데 편파적인 특검이 어떤 결론을 냈을 때 그게 종결되겠는가? 그 결론에 대해 과연 국민과 당사자들이 수긍을 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 갈등이 더 커질거다. 그 외에 수사 범위의 문제도 크고, 재판 기간을 강제할 수 있기도 하다. 저는 이런 특검을 보질 못했다. 이 특검법은 재판부를 압박하는 그런 특검이 될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 자체가 대통령 흔들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오히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건지 물어보고 싶다. 지금 이 상황에서 108석을 갖고 민주당의 무지막지한 특검을 반복해서 막아낼수 있는가? 제가 낸 합리적 돌파구가 아니라면 막을 수 있는가? 다른 경쟁 후보들에게 여쭤봐도 여기에 대해서 답을 안 하시더라. 안 한다고만 하면 지금의 상황이 해결되는가? 우리가 아무런 대안, 돌파구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특검을 또 안 할까? 우리가 민생 이슈라든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려면 합리적 대안을 내놔야한다. 전 그걸 내놓은 것이다."

-지난 2년간 야당과 최전선에서 맹렬하게 싸웠고 지지층도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더라. 싸움을 피하지 않는 건 성격인가 노력인가.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제가 그 싸움을 피하지 않는 건 책임감 때문이다. 선동, 겁박, 착취와 같은 일들을 저는 '악'(惡)이라고 본다. 내가 귀찮아지고 불편해지더라도 공적 위치에 있을 땐 그 임무를 다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내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는가.
"제 개인의 커리어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제가 만약 그런 생각을 한다면 눈빛부터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시는 분들이 다 알아채셨을거다. 그렇게 머리 굴릴거면 제가 (총선) 불출마를 했겠느냐."

-총선을 치르면서 당의 문제점을 파악했고, 그 개선 방향을 고심했을텐데.
"일단 조직이 무너져있다. 좋은 자원, 인원이 있고 가동할 시스템도 있는데 그게 하나로 꿰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자원이 상대와 맞서고 국민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지 않다. 우리는 20일만 선거운동하고, 상대는 4년 혹은 8년을 뛴다. 그러면 이길 수가 없다. 그렇기에 현장사무소 부활을 강력하게 말씀드리는거다. 정책 기능도 무너져있고, 스피커도 양성돼 있지 않았다."

-스피커의 문제는 총선 이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저를 '원톱'이라고 욕한 분들도 있었는데, 그걸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었다. 많은 분들께 읍소드리고 부탁드렸었다. 하지만 도와주시지 못했다. 우리의 공동선대위원장들은 선거가 있으니 저처럼 뛸 수 없었다. 이분들 외에도 이름이 알려진 분들은 당 전체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뛰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지금 상태라면 앞으로도 이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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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당대표 한동훈'을 우려하는 이들은 정치경험 부족을 지적한다.
"저보고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시는데, 지금 저만큼 이 당의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면 가장 뜨거울 때, 가장 최근에, 모든 걸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절실하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출마선언문에 '워밍업 없이 바꾸겠다'고 담았다. 지금 우리당에 필요한 건 민심이 준 숙제를 아주 빠른 시간내에 해내는거다."

-당정관계를 잘 풀어가겠다고 여러번 언급했는데, 관계란 한쪽만 잘 한다고 풀리는 게 아니지 않느냐.
"대통령님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저보다 그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 윤석열 정부가 가장 성공하길 바라는 두 사람은 대통령님과 저일 것이다. 공통의 목표를 갖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해답을 찾으려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서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민을 위한 시너지도 낼 수 있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빈티지 시계나 연필, 오래된 동전도 좋아한다. (오래된 연필은 요즘 연필이랑 무엇이 다른가?) 1960~1980년대 만들어진 연필을 쓰기도 하는데, 그때 만들어진 연필에는 '체코'라고 적혀 있지 않고 '체코슬로바키아'라고 적혀있기도 하다. 그때는 체코슬로바키아였으니까. 독일산 연필은 서독이라고 쓰여져 있기도 하고. 그런 소소한 재미다. 나는 서독에 더 익숙한 세대니까.(웃음)"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시고 싶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혹시 조언을 한다면.
"저는 술이 체질적으로 받지 않는데, 술을 강권하는 시대에 살았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비난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구두에 소주 마시던 시대 아닌가?) 그런데 회의감이 오더라. 처음엔 맞춰보려고도 하다가, 어느 순간 감수하기로 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느냐. 그리고 우정을 쌓는 데 꼭 술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내 시간을 더 쓸 수도 있고. (정치에 술을 못하는 건 약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건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 아닐까?"

-3년 후 무엇이 되어 있을까.
"3년은 되게 긴 시간이다. 3~4년 전에 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저는 인생을 미리 준비하며 살아오지 않았다. 인생 전체로 놓고 보면 큰 흐름에 맡기고 살아왔다. 물론 하루하루를 대단히 열심히 살려하고, 내 철학에 맞게, 명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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