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핵심기술진 “MBK에 넘어가면 국가적 재앙… 투기자본 손 잡은 장형진 책임”

"고려아연, 국가에 없어선 안 될 기간 산업
영풍은 막대한 배당금 챙기고 사업에는 관심없어
MBK 차지하면 핵심 기술 순식간 해외로 빠질 것"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상선 기자

"장형진,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고려아연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이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모든 책임은 영풍을 실질적으로 경영한 장형진 고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영실패로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를 일으켜 국민들께 빚을 지고 이제와서 기업사냥꾼인 투기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빌딩 고려아연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제중 부회장과 20명의 핵심기술인력은 모두 작업복을 입고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주주를 향해 "우리의 절박한 호소를 들어달라"고 간청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우리의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다.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의 주요 산업에 핵심원자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될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장 고문을 향해서는 "50년 동안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온 우리 임직원들의 노고를 당신은 뭘로 보고 있느냐"면서 "우리의 피와 땀이 어린, 우리의 자긍심 넘친 일터를 짓밟고자 하는 행위, 우리나라를 팔아먹고자 하는 행위 그 자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영풍이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만 집중할 뿐, 영풍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탄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세계 1위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면서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주주들을 향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며 이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