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투포커스] “공정위 신고 땡겨요” 배달앱·입점업체 갈등…해결 방안은?

배달앱·입점업체, 중개·결제수수료 두고 갈등
7월 '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했지만 진전 없어
전문가 "카드처럼 연매출 따라 수수료 차등해야"
"배달앱·입점업체·소비자 상생 위한 정부 지원 수반"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는 27일 오후 제3차 회의를 열고 수수료·광고비 등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돼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 개선방안을 찾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상생협의체 출범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아시아투데이DB

배달앱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과 불공정한 거래 등으로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상생협의체를 마련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배달앱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배달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배달앱)과 입점업체들은 오는 10월까지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상생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지난 7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 지난 24일 제5차 회의까지 개최하며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과 배달·택배비 관련 정부 재정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협의체에서 배달플랫폼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입점업체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 쪽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식품부가 특별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입점업체들은 배달앱이 배달 중개수수료를 기습적으로 올린 점을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중개 수수료를 지난 7월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쿠팡이츠도 배달 건마다 매출액에서 중개수수료를 9.8%씩, 요기요도 9.7%씩 받아 간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배달앱이 가져가는 수수료가 10~14%,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30%"라며 "1000원을 팔면 300원을 플랫폼이 고스란히 가져가는데, 이런 수수료를 내면서 장사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4차 회의에서 입점업체 측이 배달앱에 입점한 293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한 달간 배달앱 이용 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배달 수수료, 광고비 등 각종 비용은 배달앱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약 24%를 차지했다.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회 2차회의가 13일 서울 신한은행 본점 6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율 인하 등 요금제 정책은 협회와 협상할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배민 측은 "배달비와 각종 결제수수료, 부가세는 각각 대부분 라이더 인건비·결제 대행사·정부로 이전되는 비용"이라며 "배달앱을 통하지 않아도 발생하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배달앱과 입점업체의 상생방안 마련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제는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배달앱 수수료 인상을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우아한형제들을 오는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이어져 온 배달앱과 입점업체와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수수료'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영업자연합회 사무총장은 "영세가맹점 등 매출이 적은 곳은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부담을 낮췄는데, 배달앱도 입점업체의 연매출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수수료 상한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지속 가능한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입점 업체들이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하는 수수료 문제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배달앱과 입점업체, 소비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만큼,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정책적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로터리 일대에서 배달 중인 라이더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