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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 이탈 반면교사… 자체 브랜드 키우는 삼성물산 패션

‘수입품’ 이탈 반면교사… 자체 브랜드 키우는 삼성물산 패션

기사승인 2024. 10.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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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브라운 국내 직진출로 실적 하락
샌드사운드·앙개·디 애퍼처 등 호응
센트릭 PLM 도입… 니치마켓 공략
삼성물산 패션이 자체 브랜드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독 수입해 팔아오던 '톰브라운'의 '직진출' 선언으로 수익성이 위축되는 시련을 한 차례 겪으면서다. 수입 브랜드는 단기간에 성과를 끌어내기엔 좋지만, 브랜드가 국내 사업을 직접 하기로 결정하면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걸 이번 사례로 배운 셈이다. 이에 회사는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고 마케팅 강화에 나서는 등 해외 브랜드 의존도 줄이기에 한창이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이 국내에 처음 들여와 12년간 전개해 온 '톰브라운'은 지난해 톰브라운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에 직진출 하며 홀로서기에 나선 상태다. 최근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매장 오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톰브라운 이탈 후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성장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삼성물산 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줄어든 52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5130억원으로 2.1% 감소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실적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톰브라운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매출은 수백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며 "삼성물산 패션 부문 총매출 중 해외상품의 매출 비중은 30%가 넘는다. 이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높았던 톰브라운이 브랜드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타격이 꽤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도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먼저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매 시즌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샌드사운드'는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매출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가까이 신장했다. 뉴 클래식 여성복 브랜드 '디 애퍼처'는 매 시즌 과거 특정 시점에 유행했던 패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콘셉트를 앞세워 올 9월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나 뛰었다.

올 6월 새롭게 내놓은 여성복 브랜드 '앙개'는 주력상품인 '시어 네트 미니 드레스와 링클 저지 롱 드레스'가 완판되며 젊은 여성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앙개는 30대 젊은 직원들이 주축으로 만든 온라인 브랜드로, 현재 SSF샵에서 독점 판매 중이다. 향후에는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는 주요 편집숍을 토대로 유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물산 패션은 자체 브랜드를 내놓기 전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 3월 센트릭소프트웨어코리아의 센트릭 PLM(제품 수명 주기 관리)을 도입하기도 했다.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설계·시제품 생산 및 양산·서비스에 이르는 제품 수명 전 과정에 걸친 정보 등을 디지털화해, 시장 수요에 더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체브랜드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는 회사로서는 PLM 도입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홍 사업개발팀장은 "패션 시장의 취향 파편화 현상이 일어나는 상황 속 수년간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브랜드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니치마켓에서 팬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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