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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동종업 경쟁은 ‘옛말’…은행·카드사와도 경쟁 펼치는 증권사들

[취재후일담] 동종업 경쟁은 ‘옛말’…은행·카드사와도 경쟁 펼치는 증권사들

기사승인 2024. 10.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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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기존부터 맡아 온 고유 사업 뿐만 아니라 타업종인 은행·카드 사업까지 확장해 나간 것인데요. 이에 은행과 카드사들은 잔뜩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증권사들의 사업 확장이 힘을 받고 있는 건 코로나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입문하면서, 안정적으로 은행 예·적금을 통해 자산을 증식시키기보다 투자로 고수익을 노리는 인식이 강해진 영향입니다. 증권사들이 이러한 수요에 맞춰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죠.

퇴직연금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이달 말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이 예고되면서 증권사들은 고객 유인을 위한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중 은행들 역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면서 맞불을 놨습니다. 작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규모인 400조원 중 은행이 절반(198조원)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 입장에선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고객을 앞에 두고 뺏고 지키는 경쟁 구도가 성립된 것이죠.

이 같은 양상은 ISA 사업에서도 돋보입니다.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중개형 ISA가 2021년 처음 출시되고, ISA 가입자와 잔고액은 급증세를 이어왔는데요. 출시 당시 ISA 전체 시장에서 잔고액 기준 12.2%에 불과했던 증권 비중은 현재 53.9%까지 확대됐습니다. 4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머니무브(은행→증권)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은행 잔고액을 추월해버린 것이죠. 세제혜택 기대와 함께 증권사들이 열정적으로 모객 활동에 나선 영향입니다.

얼마 전에는 카드 서비스까지 선보였습니다. 유안타증권이 해외에서 결제 가능한 '유안타 트래블제로 카드' 출시 계획을 밝혔는데요.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고객 니즈에 대응하고, 한층 강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는 증권, 은행, 카드 등 각 기관들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가능해진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키움·신한투자증권이 최근 일반환전 서비스 자격을 따내면서 은행이 도맡아 했던 사업 영역에 발을 들인 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서비스 차원이라지만, 은행과 카드사 입장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금리인하기에 고객들의 증시 유입 기대가 높아지고 있고, 고유 사업들도 침범당하다보니 고객 이탈에 대한 위기를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들과 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경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동종업을 넘어선 경쟁은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경쟁 과정에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각 기관과 고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선순환 구조가 적립된다면, 자본시장도 한 층 더 도약할 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서비스 경쟁에 매몰돼, 내부 점검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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