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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알짜 기업으로 성장한 ‘한섬’…신성장동력 부상

현대백화점그룹 알짜 기업으로 성장한 ‘한섬’…신성장동력 부상

기사승인 2020.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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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1000억원 돌파
전용몰·H패션몰이 매출 견인
부진한 주가 부양은 과제
올해도 온라인 전용상품 강화
도매계약 형태 해외진출 확대
한섬실적추이
한섬실적추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첫 인수합병(M&A) 결과물은 패션업체인 ‘한섬’이다. 2012년 정 회장은 당시 한섬의 정재봉 사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사업다각화를 고민하던 정 회장은 패션 부문이 기존 백화점 등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인수된 ‘한섬’이 현대백화점그룹의 알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인수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 작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패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기조에도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최근 명품과 저가의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양극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섬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명품과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충성고객들이 많고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M&A에 신중한 곳이다. 이런 현대백화점이 지난 2012년 한섬을 4200억원 규모에 인수할 수 있었던 건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 회장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각각 17.1%, 12.7%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 12.1%를 가지고 있고,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현대홈쇼핑 지분을 15.8%, 25%를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홈쇼핑이 한섬의 지분 34.6%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정지선 회장→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현대홈쇼핑→한섬’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정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내실을 추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섬 인수 이후에도 빠르게 성장시키기보다는 그룹 내에 융화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한섬은 그동안 내실을 다진 만큼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에서는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부진한 주가는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과 한섬의 주가는 1년 내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8만원, 2만8200원으로 각각 내려앉은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섬의 작년 영업이익은 10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2599억원으로 3.0%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835억원으로 15.3% 늘었다.

한섬의 호실적은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한섬의 온라인 판매는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을 통해 이뤄진다. ‘더한섬닷컴’에서는 타임, 마인, 시스템 등 한섬의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H패션몰’에서는 타미힐피거, DKNY 등 국내외 8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다른 플랫폼을 통하기도 하지만 주요 브랜드는 자사몰을 활용한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한섬은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자체 온라인몰의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여성복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연매출 2000억원이 넘는 곳은 한섬의 타임이 유일하다. 브랜드 경쟁력에 힘입어 작년 더한섬닷컴의 매출은 11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38%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H패션몰의 매출 역시 20% 성장한 61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미추, 일레븐티, 벨스타프 등 수익성이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한 점도 실적 개선의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주력 브랜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이런 실적 개선에도 주가는 오히려 부진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종가는 8만원, 한섬의 종가는 2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주가는 모두 작년 4월 15일 52주 신고가(현대백화점 9만9900원, 한섬 4만8600원)를 기록했다가 하락한 이후 주가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따뜻한 겨울 날씨, 코로나19의 확산 등이 유통업계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섬은 올해 기존 브랜드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일부 브랜드의 효율화 작업을 거친 만큼 올해는 신규 브랜드 론칭 등 외형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

채널 부문에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섬은 지난해에는 온라인 채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임, 마임 등의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추가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인 만큼 기존 상품군보다 10~20% 저렴한 가격을 통해 젊은 고객의 유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동시에 오프라인에서는 콘셉트스토어 ‘더한섬하우스’ 5개를 추가 오픈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방침이다.

해외 사업의 다각화도 꾀한다. 한섬은 현재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홍콩, 대만, 캐나다 등 2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현지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도매)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우선은 다양한 국가에 홀세일을 통한 수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실제 지난달 한섬의 시스템·시스템옴므가 참가한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기존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온라인 전용 라인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해외의 경우 홀세일을 강화해 더 많은 국가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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