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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앞두고 코로나19 상황 급변, 고민 깊어지는 이주열

금통위 앞두고 코로나19 상황 급변, 고민 깊어지는 이주열

기사승인 2020. 02.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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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경기회복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의 경기 여파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불확실한데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이나 경기 심리 악화 등 기준금리 인하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쓰기도 부담되는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사우디 리야드에 체류 중인 이주열 총재는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겨 24일 오전 귀국한다. 이 총재는 같은 날 오후 3시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긴급간부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어 오는 27일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를 주재한다. 지난달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때만 해도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시 이 총재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입장”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소비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자 경제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조사국이 이달 경제전망을 내놓기 위해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며 전망치를 업데이트 하고 있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변수인 코로나19의 확산 및 지속을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전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조사국도 몇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두고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집단 발병으로 더 이상 감염자 추적 관리를 통한 확산세 방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급속히 얼어붙는 모습이다. 한 자영업자는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고 나서부터는 매출에 확실히 영향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밖에 안 나오지 않으니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이 총재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주는 효과는 적은 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투자자들의 위험 심리 강화, 은행의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가 경제주체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 속에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경기를 더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오는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상 최저 기준금리’를 감행하기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한국은행도 코로나19의 여파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나중혁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오는 2월 금통위에서의 부담을 덜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볼 여지가 생겼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불가피해진만큼 오는 4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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