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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GP 총격, 김정은 재등장 관련성 주목…전문가들 “우발적 사고에 무게”

북한 GP 총격, 김정은 재등장 관련성 주목…전문가들 “우발적 사고에 무게”

기사승인 2020. 05. 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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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등장하자 총격 '오비이락'
한·미 향한 낮은 단계 불만 표시 분석도
남북 군사 핫라인 등 예방장치 필요
최근 김정은 주요 행보
북한이 3일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우리 군 감시초소(GP)를 향해 총격을 해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 매체에 재등장한 지 하루만으로 대남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총격이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신변이상설 등 김 위원장 관련 보도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북한의 총격에 대해 “우발적인 성격이 좀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다시 등장한 다음날 총격이 발생한 데 대해 “오비이락, 우연”이라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총격을 한 GP가 우리보다 낮은 쪽에 있고, 시야도 좋지 않았다”며 “GP를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격을 받으면 불리하기도 하다. 의도적으로 발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이걸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의도를 의심할 수 있지만, 지금은 북한에 이득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발적인 사고로 본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의도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9·19 합의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번 총격은 우발적이라고 본다”며 “북한은 9·19 이후 지난해까지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의도로 보기엔 약해” vs “한국정부에 불만 표시”

유상범 국방대 교수는 남측 정부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총격으로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군사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면 시야도 안 좋은 상황에서 확인이 어려울 만큼 약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그널 게임에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든 정확히 표시를 해야 하는데, 시그널이 너무 약했다. 목적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재등장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숨은 게 아니다”라며 “태양절 행사 불참에 대해선 원인 파악을 해야 하겠지만 김 위원장의 재등장을 총격을 통해 알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최고 존엄에 대한 한국 보도 방식과 정부의 대처에 대한 작은 불만 표시”라고 진단했다. 그는 “GP 총격은 확전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북한도 엄격히 관리한다”며 “우발적으로 발사 했는데 또 우리 GP를 향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9·19 합의 위반 여부에 대해선 “명백한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부속 합의서에 대해 비중을 두기보단 한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의 목소리를 듣고 미국을 설득해 핵 문제에 있어 양보를 이끌어내길 희망한다”며 “시점이 김 위원장 등장 다음날인 것도 낮은 단계의 불만 표시이자 한국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이날 총격과 관련해 “9·19 합의도 있으니 남북이 서로 핫라인을 통해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가동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실수로 쐈다’고 소통할 수 있다면 상황 관리도 되고 상황 악화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교수도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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