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에서 분향하고 있다./제공=육군
육군은 2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故) 반철환 하사 등 3위(位)의 유해를 모시기 위한 6·25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주관한 이날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정임재 국가보훈처 제대군인국장, 강신철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영면에 든 호국영웅들은 2016년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무명고지에서 발굴된 고 반철환 하사, 2015년 경기도 가평군 목동리에서 발굴된 고 전원식 일병, 2009년 경북 포항 지동리 수석봉에서 발굴된 고 손중철 일병이다.
고인들의 신원은 발굴 이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진행한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들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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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에서 영정과 영현을 봉송하고 있다./제공=육군
반 하사는 1924년 경북 상주에서 4남 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나 1951년 3월, 27살의 나이로 입대했다. 입대 당시 둘째를 임신한 아내를 뒤로한 채 참전한 그는 막내딸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1951년 8월 24일 강원도 인제군 일대에서 벌어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반 하사의 막내딸 반경아(71) 씨는 “아버지를 찾아서 잠이 안 올 정도로 좋다”며 “어려서부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힘들었는데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있다고,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 일병은 1925년 경북 청도에서 6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1951년 2월 4일, 26살의 나이로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참전한 그는 경기도 가평 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전 일병의 동생 전춘식(83) 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아준 관계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하겠지만, 평생 일만 죽어라 하다가 군에 가서 전사한 형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손 일병은 1930년 경북 안동에서 3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50년 11월 4일, 20살의 나이로 결혼한 지 1년여 만에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두고 참전한 그는 포항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손 일병의 아들 손태규(73) 씨는 “70년간 찾지 못한 유해를 찾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유가족 시료 채취에 응했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반가운 한편, 생전에 재가도 안하고 평생 아버지를 그리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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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전원식 일병의 딸 전정숙 씨가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25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에서 헌화하고 있다./제공=육군
남 참모총장은 조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조국을 지키시다 산화하신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라며 “선배님들의 헌신과 뜨거운 애국심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지난 1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 주관으로 6·25전쟁 전사자인 고 강성기 일병과 고 김성근 일병의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을, 17일 고창준 37사단장 주관으로 고 조창식 일병의 안장식을 거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