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후일담] 한일관계 회복 바라보는 한국 반도체 업계

[취재후일담] 한일관계 회복 바라보는 한국 반도체 업계

기사승인 2022. 04. 25. 17: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의 행보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일 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이번 방문이 현안에 대한 구체적 교섭을 위한 것은 아니고 윤 당선인의 대일 외교 기본방침을 충분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대표단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습니다. 한일 관계 악화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던 반도체 제조사들의 경우 선택의 폭이 다시금 다양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반기지만, 수출규제로 존재감을 키웠던 소부장 기업들은 양국 관계 회복으로 혹여 존재감이 줄어들까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해 8월2일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요. 우리 정부는 일본이 수출규제 정책을 시행한 직후 ‘소부장 협력모델’을 도입하고 45개 협력모델을 발굴해 육성했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3800억원의 연구개발 자금도 지원하고 환경·노동 분야 규제 특례, 세액 감면의 지원책도 내놨습니다.

정부의 소부장 기업 지원은 율촌화학, 동진쎄미켐, 원익QnC, 이오테크닉스, 지오엘리먼트 등의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지난해 초반 불화수소 대일(對日) 수입액은 460만 달러(약 54억4000만 원)로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6% 감소하는 등 특정 국가에 집중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노력에도 결실을 얻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소재나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은 금융투자시장의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고요.

한일관계 회복 후 어렵게 육성해온 소부장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일본 기업들이 쌓아온 제조 노하우나 품질이 앞서는 분야가 많은데다 국산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국내 반도체 대기업과 일본 소재·부품사들이 수 십 년간 쌓아온 인연도 여전히 끈끈합니다. 2019년 수출규제 이후에도 양국 기업들의 관계가 끊기지 않았거든요. 자연스럽게 예전의 거래가 회복될 수 있는 겁니다.

반대로 한일 소부장 기업간 기술협력이 활발해지면 장기적 관점에서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내 반도체 한 전문가는 “상호 수출규제가 폐지되면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더 편해지고, 소부장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술개발 협력 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처럼 반도체 제조사들이 소재, 부품을 고를 때 국산화된 제품과 일본 제품 중에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소부장 기업들은 상호 수출규제 기간 쌓은 기술력으로 일본 제품과 경쟁하고요. 상호 수출규제 3년간 키워온 소부장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든든한 한 축이 된 셈입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