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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경제협력 급물살 타나… 전경련·경단련 대화에 삼성·SK·현대차·LG ‘한 자리’

韓日 경제협력 급물살 타나… 전경련·경단련 대화에 삼성·SK·현대차·LG ‘한 자리’

기사승인 2022. 07. 0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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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경단련 공동선언문 채택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제29회 한일재계회의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 회장(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한국과 일본의 재계 대표단체가 3년 만에 모임을 재개하면서 문재인 정부 이후 멈췄던 양국간 경제협력 기대감이 커진다. 실제로 한일 재계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전환, 격상하자는 내용의 8개 항목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문재인 정권 내내 뒷켠으로 밀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오랫만에 전면에 나섰고 이 자리엔 협회를 탈퇴한 삼성과 SK, 현대자동차와 LG까지 4대그룹이 모두 참석했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장관이라 할 수 있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까지 참석하며 자리에 힘을 실었다.

전경련은 4일 일본 기업인 단체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양국 경제계의 협력과 친목 도모 등을 위해 1983년부터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부터 열리지 않았다.

허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해답이 있다고 본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한 이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선언은 지난 1998년 10월 당시 양국 수장이던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간에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의한 11개 항의 공동선언이다.

허 회장은 또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의 폐지, 한일 통화 스왑 계약 재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두 나라 경제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3년 전 문재인 정권과의 트러블 속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걸었고 이 여파로 국내엔 일본제 구매 반대 운동인 ‘노노재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몽니로 한국 소재·부품이 자립 할 기회를 잡았다’며 국산화를 주도 했지만 일각선 ‘세계화’를 역행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가장 좋은 소재와 부품을 다 끌어모아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판에 국산화에 사로 잡혀 상품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와, 일부 소재 국산화를 위해 들인 대규모 비용을 미래 신사업에 투자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날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단련 회장도 “한일관계가 어려울수록 98년 한일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면서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29회 한일재계회의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한 양국 단체 소속 회장단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못하다 3년만에 재개됐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회의에서는 상호 수출규제 폐지,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한일 간 관심사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두 단체는 1998년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존중하자는 내용의 8개 항목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육 SK머티리얼즈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및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일본 경단련을 모티브로 국내 대기업들을 모아 만든 전경련은 한 때 명실상부한 재계의 소통 창구였다. 이병철 회장을 시작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구자경 LG 명예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역대 사령탑을 맡아 기업들 의견을 조율하고, 정부에 전달하는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줄줄이 탈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경제인 초청행사나 경제장관회의 초청 대상 등에서도 배제되는 등의 굴욕을 당했다. 윤석열 정부가 ‘경제 안보’를 들고 나오며 다시 실리 외교를 펼치면서 전경련의 입지도 회복되는 모양새다.

제29회 한일재계회의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과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앞줄 여섯번째)을 비롯한 양국 단체 소속 회장단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못하다 3년만에 재개됐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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