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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종단협의회 진경스님 “불교 앞에선 한·일 구분 무의미”

불교종단협의회 진경스님 “불교 앞에선 한·일 구분 무의미”

기사승인 2023. 07. 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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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장 자격으로 日 일승사 위령재 참석
"1400여기 희생자 유골 고국봉환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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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서울 법련사(순천 송광사 분원) 주지 진경스님./출처=법련사
서울 종로구 조계종 법련사에서 최근 만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이하 종단협) 사무처장 진경스님은 지난달 25일 봉행된 일본 홋카이도 일승사 위령재에 대해 "한국 불교 수장들이 모여서 꼭 해야 할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경스님은 "홋카이도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 뒤에는 과거의 아픔이 깊숙이 묻혀있는 곳이다. 강제징용 조선인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하고 위로하는 일은 여전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 불교계는 양심있는 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일승사 주지 도노히라스님이 그런 분이다. 국제사회에 강제징용을 알리고 희생자의 원통함을 강조하는 스님을 보면 늘 감사할 뿐이다. 이번에 한국 불교 지도자들이 일승사를 방문해 준 것에 대해 도노히라스님은 매우 감사하게 여기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NHK는 물론 홋카이도 신문 등 현지 언론도 이번 방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 대표단이 현지 음식점을 방문하니까 주인이 위령재 기사를 보여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진경스님은 최근 정치권이 한·일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불교계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일정서나 혐한정서가 남아있긴 하지만 양국은 불교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기에 희망을 거는 것이라는 얘기다.

진경스님는 "불교는 양국의 많은 국민이 믿는 종교다. 양국 불교계는 한·일 관계의 부침과 상관없이 교류해왔다. 이를 통한 우의와 신뢰를 기반으로 종단협은 일본 전역의 사찰에 보관돼 있는 1400여 구의 조선인 희생자 유골의 고국봉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고인들이 고국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다면 양국 불교계의 큰 성과이자 보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진경스님은 학술적 측면과 사회복지행정에서 앞서 있는 일본 불교의 장점을 한국 불교가 배우고, 여려 종단이 함께 모여 '연등회' 등 다양한 행사를 함께하는 한국 불교를 일본 불교가 배울 수 있다면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경스님은 "불교는 종국에 자비를 추구하는 종교다. 더 크게 보면 불이(不二·둘 아님)사상이 불교의 기본이다. 한국사람, 일본사람 구분은 불교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불교가 양국 관계의 중심에서 서서 화해를 이끌고 양국을 미래로 인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DSC_1890 (단체사진)강제동원 희생자 위령재__
일본 훗카이도 일승사를 방문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표단의 기념촬영. 사무처장 진경스님(두번째 줄 오른쪽)은 일승사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 한·일 화해와 교류에 불교가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제공=불교종단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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