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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주최국 인도, 왜 화상회의 고집했나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주최국 인도, 왜 화상회의 고집했나

기사승인 2023. 07. 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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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단결 없고, 자국 현안에 초점"
지난해 우즈벡 회의, 코로나 속 대면...인도, 한달 전 화상 발표
"모디, 미국 배려 권위주의 진영 정상 초청치 않아"
인도, 9월 초 G20 대면 개최
INDIA SCO SUMMIT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중앙)가 4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화상으로 열렸지만 미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의장국 인도 등 각국의 이해관계로 단결된 모습을 연출하지 못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카메라 앞에서 만났지만 더 큰 단결의 조짐은 없었다며 이들이 각각 자국의 현안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SOC는 이번 회의에서 이란의 정식 가입을 승인했다. 이로써 정식 회원국은 중·러·인도·파키스탄, 그리고 중앙아시아 4개국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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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크렘린궁 제공·로이터=연합뉴스
NYT는 푸틴에게는 이번 회의가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호소하는 장이었다고 전했다. 푸틴은 기조연설에서 러시아가 단결돼 있다며 바그너그룹의 반란 때 SCO 국가들의 지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에겐 이번 회의는 '패권주의'와 '강권(Power) 정치'의 종식을 촉구하면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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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화상으로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보호주의·일방적 제재·국가안보 개념의 일반화에 반대하며 담쌓기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며 "우리는 외부 세력이 '신냉전'을 조장하고 이 지역에 대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고도로 경계해야 하고, 어떤 이유로든 내정에 간섭하고 '색깔 혁명'을 벌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재와 디커플링 시도, 서방 주도의 민주주의 개혁 운동인 '색깔 혁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NYT는 의장국인 모디 총리에겐 이번 회의가 인도의 지위 향상을 알리고,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단결을 촉구하면서 최대 경쟁국인 파키스탄에 은근히 일침을 가하는 수단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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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이란 테헤란 대통령실에서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웨스트 아시아·로이터=연합뉴스
이번 SCO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린 배경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회의가 9월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면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모디 총리가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초청 등 인도 중시 정책을 시행하는 미국을 배려해 권위주의 진영의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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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6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 환영 행사에서 포옹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닛케이는 2017년 가입해 처음으로 의장국이 된 인도가 이번 정상회의 1개월 전인 5월 30일에야 화상회의 결정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란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발표한 이후였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푸틴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 미국과 유럽에 대한 대결 자세를 강조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인도는 오는 9월 9~10일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대면으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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