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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조선소가 외국인 노동자 환영하는 현실 뜯어보면

[기자의눈] 조선소가 외국인 노동자 환영하는 현실 뜯어보면

기사승인 2023. 10.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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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산업부 안소연 기자
경남 울산, 거제 등 조선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을 환영하고 있다. 한때 어려움을 겪으며 빠져나간 인력들의 자리를 채워주니 고마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단기적 해결책이라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이들이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현지 청년들의 고용이다. 근본적으로는 이들이 수도권으로 갈 게 아니라,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해묵은 쟁점으로 돌아온다.

조선업계가 인력에 더 안절부절못하는 이유는 앞으로 2~3년 후면 현재보다 더 호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상 선박 건조에는 2~3년이 걸리고 선가가 높게 책정된 계약 건들이 2021년 하반기 이후부터였다. 2025년 이후부터는 높은 실적이 예정돼 있는데 정작 일 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예고된 셈이다. 건조기술을 아무리 발전시켜도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특징을 고려하면 결국 인력이 핵심이다.

조선업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울산은 공업도시의 별명을 보유할 만큼 다양한 제조업들이 몰려 있고, 전라도 여수는 화학산업의 요람으로 불린다. 일손이 필요한 산업군이 다양한 지역에 포진돼 있다.

지난달 울산에서 SK그룹과 울산상의가 진행한 '2023 울산포럼'에서는 한 여성 취업준비생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제조업의 경우 여성들의 일자리가 제한되고 있는데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해주고 있느냐'고 질문한 바 있다. 이 질문은 곧, 일할 환경만 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노동력은 분명 있다. 그러나 이 취준생이 말한 대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수도권과의 삶의 질 격차 및 노동 환경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지금은 절박하게 돌아볼 때이다. 비단 기업들만의 과제는 아니며 지자체와 정부가 낭떠러지에 서 있는 심정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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