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상민 탈당’ 파장에 이목… 與는 “환영할 일”· 野에선 ‘비난 세례’

‘이상민 탈당’ 파장에 이목… 與는 “환영할 일”· 野에선 ‘비난 세례’

기사승인 2023. 12. 04. 15:4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포토]이상민 의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박성일 기자
비명(비이재명)계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그의 탈당이 미칠 파장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의원은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전날 탈당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 "강성 지지자들이 당을 점령해서 당내 공론의 장을 완전히 틀어막았고, 당의 여러 가지 도덕성 실추되는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정기능이 멈춰서 있다. 이런 것들이 만연돼 있어서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지적)해 왔는데 도저히 이것에 대한 개선의 여지나 공간이 없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이재명 대표의 유일 체계가 강고히 돼서 저 같은 사람이 얘기하는 것은 이제 아예 공간도 없을 정도"라면서 "거대정당의 온실 속에 있다는 것 말고는 당을 바꿔볼 수 있는 개선의 여지가 조금도 없기 때문에 도저히 뜯어고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판단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탈당 선언문에서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민주당의 상황을 비판한 바 있다.

비명계 대표 주자로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표의 행보의 문제를 앞장서서 지적해 온 이 의원은 지난달부터 '한 달 이내 거취 결정'을 하겠다며 탈당을 시사해 왔다.

이 의원의 향후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그는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여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과 제3지대로 향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강연에 나서기도 했고, 여당에 입당할 가능성을 열어놓는 발언도 이어 왔다. 제3지대에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정치유니온 '세번째권력'의 공동운영위원장 조성주 전 정의당 정책위 부의장 등과 함께 '금요연석회의'를 결성해 소통하고 있다.

이 의원의 탈당이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들의 '줄탈당'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대표적인 비주류 소장파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은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탈당이나 신당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어 당장 '탈당 러시'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여야 인사들의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이 이 의원 탈당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내 인사들에게서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탈당 및 여당 입당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 가지 아쉽고 섭섭한 점은 본인도 있으시겠지만 당이 추구하는 가치,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맞지 않는 당을 선택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의원께서 탈당의 명분도 없고 사실 국민의힘 입당의 명분도 없다"면서 "5선의 국회의원이라는 게 얼마나 엄청난 혜택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헌신짝 버리듯 탈당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도 아마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의원은 본인이 원하고 꿈꾸는 국회의장직을 만들기 위해서 당과 동지들을 결국 버리는 선택을 하셨다"며 "정말 명분 없는 탈당이었다"고 이 의원의 결정을 비난했다.

최재성 전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 의원의 탈당과 그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정치 퇴행의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이 의원이) 재선 때 공천 못 받아서 다른 정당으로 간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게 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인재 영입과 관련해 "우리 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물, 감동을 주는 인물, 실력과 인품을 갖추고 계신 인물들을 모시기 위해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며 곧이어 이 의원의 탈당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 노력했던 점에서 비추어 보건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내 비판 목소리에 대해서는 "놀라운 것은 한솥밥을 먹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이라며 "같은 당 소속이던 동지가 '개딸(개혁의딸,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들의 포로가 된 민주당, 숨 막히는 비민주적 정당 운영에 대한 솔직한 지적을 했다.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가 탈당을 해야 할 정도로 내부가 곪아있다면 민주당 스스로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 의원의 말씀과 탈당의 변을 보면, 우리 당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