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앞에 나타난 ‘딥페이크 푸틴’…대역 논란 강하게 일축

AI 위협 질문에 "우리가 선두주자 돼야"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역을 쓰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푸틴의 외모와 목소리 등을 합성한 'AI 푸틴'이 등장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 참석해 국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진행 도중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AI 푸틴이 화면에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의 외모, 목소리, 몸짓이 모두 똑 같은 AI 푸틴은 자신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학생이라고 소개하고 "당신은 대역이 많이 있는가. 그리고 AI의 위험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AI 푸틴의 등장에 회견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푸틴 대통령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그의 발언을 적었다고 CNBC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신은 나처럼 보이고, 나처럼 말할 수 있지만 단 한 사람만이 나처럼 말하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그것은 바로 나"라고 답했다.

이는 건강에 이상이 생긴 푸틴 대통령이 각종 행사에서 대역을 쓰고 있다는 의혹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정치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빌려 잘못된 정보를 발신하는 영상이 급증하는 현상과 관련해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AI에 대해 "우리가 AI를 두려워해야 하는 가. 그걸 막는 건 불가능하다"라며 러시아가 AI 기술 발전을 이끌고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이 AI 기술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AI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고 CNBC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