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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배터리 원료 확보 박차… 전기차 가격 경쟁 ‘복안’

현대차, 배터리 원료 확보 박차… 전기차 가격 경쟁 ‘복안’

기사승인 2024. 02. 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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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현대차 본부장, 고려아연 이사회 합류
리튬 공급망 확보 위해 중국 업체들과 협력도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되는 핵심 원자재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장기적으로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값에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내재화가 성공하면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 본부장(전무)은 내달 19일 고려아연의 정기주주총회을 거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차의 현역 임원이 고려아연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으로, 지난해 현대차가 니켈 공급망 구축 협력을 위해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시적인 업무에 참여하지 않지만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이사를 의미한다. 김 본부장은 현대차와 고려아연 사이에서 긴밀한 소통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며, 고려아연의 경영 방향에 대한 조언 및 관리감독 등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고려아연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전략 소재인 니켈의 안정적 공급망 강화를 위한 포괄적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또 해외법인인 HMG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5272억원에 인수하고, 기타비상무이사 1인 추천 권리도 얻었다.

협약에 따르면 현대차가 원료 공급을 하면 고려아연이 니켈 가공을 담당하는 형식으로 협업이 이뤄진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니켈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규정을 충족하게 되며, 2026년부터 현대차에 순차 공급될 예정이다. 2031년에는 현대차가 IRA 대응에 필요한 물량 중 절반가량의 니켈을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 공급망은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세계 1위 리튬 생산 업체인 중국 간펑리튬과 수산화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10일에는 중국 성산리튬에너지와 수산화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불과 2주 만에 여러 업체들과의 공급 계약을 맺으며 필수 원료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현대차의 이러한 행보는 전기차의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전기차 가격은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배터리 원료 가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배터리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면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의 배터리 원료 공급망 다변화는 전기차용 배터리 내재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직접 설계한 배터리를 일부 모델에 적용하는 등 점진적인 내재화를 추진 중인 모습이다. 최근 출시한 5세대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개발해 SK온이 수탁 생산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 회사들의 배터리 원료 공급망 확보는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의 일환"이라면서 "배터리 원료를 확보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미리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대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직접 설계했듯 점차 용량을 늘려가면서 기술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며 "내재화를 통해 (배터리 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고 전기차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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