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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 혁신성과는 미래 성장동력

[기고] 기업 혁신성과는 미래 성장동력

기사승인 2024. 03. 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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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조원 한국항공대 교수의 CES 2024 참관기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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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4가 개최된 베네시안 엑스포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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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조원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CES 2024의 3개 전시장 중 하나인 베네시안 엑스포 전시장은 1층에 유레카 파크가, 2층에 국가 파빌리온이 자리 잡고 있었다. 5층 팔라조 볼룸에서는 각 분야의 대표들이 중점 기술과 새로운 제품 등을 소개하는 기조연설(Keynote Addresses)이 진행됐다.

첫 기조연설은 글로벌 뷰티 기업인 로레알의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가 '에어라이트 프로'와 뷰티 기술을 소개하며, 미래 뷰티 시장의 전망을 발표했다. 이어 인텔의 팻 겔싱어, 나스닥의 아데나 프리드먼,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베스트 바이의 코리 배리 등이 연일 기조연설을 했다.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은 둘째 날인 10일에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HD현대가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재생에너지 및 스마트 인프라 전략을 소개했다. 기조연설 이외에도 250개를 넘는 다양한 콘퍼런스 세션에서 1000명 이상의 연사들이 발표해 유익한 정보를 얻을 기회가 주어졌다.

베네시안 엑스포에는 인간 안보, 디지털 헬스케어와 웰니스(Wellness), 푸드테크와 애그테크 등 제품 영역별로 분류한 전시장, 유레카파크와 CES 혁신상 전시장이 있었다.

인간 안보 분야

1994년 유엔이 처음 주창한 인간 안보는 위협, 질병, 범죄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인간 주위의 식량안보, 환경보호, 의료개선, 경제 안보, 정치적 자유 등의 주요 이슈를 포함한다. 인간 안보 관련 기술은 인간이 식량, 위협, 의료, 환경 등으로부터 보호받고 누릴 수 있게 해결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에이지 테크(고령 친화 기술) 관련 스타트업, 투자자, 전문가 등을 연결하는 협력체인 AARP를 비롯해 보쉬, 미드바르, 지멘스 등이 있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미드바르가 공기 속의 수분을 물로 바꿔 공급하는 에어팜(AirFarm)을 개발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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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CC 센트럴 홀의 보쉬 전시장.
독일의 자동차 부품 위주의 중공업 회사인 보쉬는 전기차가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보쉬는 자동차 사이버 보안의 리더 기업으로 사이버 위협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방어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했다. 또 학교 환경에서 총기 난사로 인한 인명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총기 감지 시스템(Gun Detection System)으로 인공지능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 기반 보안 감지 시스템으로 음향과 영상을 분석해 총기가 안 보이더라도 총기 소리로 총기 위치를 파악하고, 총기 소지자를 미리 감지해 인명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미드바르는 한동대학교 창업보육센터의 스타트업으로 '에어팜'을 개발해 인간 안보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에어팜은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물로 바꿔 식물 뿌리에 공급하므로 수도시설이 없는 아프리카나 중동의 사막 지역에 상당히 유용하다. 또 실내 농장에 설치해 외부 기후 영향도 적고 물을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므로 식량안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웰니스 분야

디지털 헬스케어는 개인의 건강과 의료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건강관리 서비스와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산업 분야다. 개인 휴대용 또는 착용형 기기, 정보 시스템, 플랫폼 등을 통해 의료정보를 확보하고 질병을 관리하는 개인 중심의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의료는 일상적인 기기를 활용해 개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을 합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포괄하는 용어다. 여기에도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되어 영양, 운동, 휴식, 수면 등 웰니스에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디지털 치료제, 수면 기술, 정신 건강, 건강 기술, 원격 의료 등을 전시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웰니스'분야에는 애보트, 휴메트릭스, 모더나, 필립스, 레스메드, 젠코 메디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했다. 국내 헬스케어와 에이징 테크 기업으로는 바디프랜드, 뉴로이어즈, 세라젬, 누비랩, 온택트헬스, 텐마인즈, 비알랩, 인바디, 만드로(Mand.ro) 등이 참가했다.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는 미국의 애보트(Abbott)가 심박조율기 아베이르(AVEIR)를 개발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미국의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 애보트는 진단의학, 혈관치료, 당뇨 관리, 신경조절, 의약품 제조 등을 취급하는 기업이다. 이번 CES 2024에서 디지털 건강관리를 위한 최신 도구와 기술을 전시했다. 최고혁신상을 받은 제품인 아베이르는 심장박동이 느린 사람들을 치료하는 이중 챔버형 심박조율기다.

한국의 스타트업인 만드로는 3D 프린트 기술을 활용해 로봇 손가락 의수 '만드로 마크 7D(Mand.ro Mark 7D)'를 개발했다. '만드로 마크 7D'는 액세서빌리티·에이징 테크(Accessibility & Aging Tech)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손가락이 잘린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의수를 착용한 후 세 마디의 관절을 움직여 가리키기, 쓰기, 잡기 등과 같은 동작을 할 수 있는 보조 장치다. 이러한 모듈형의 의수는 3D 프린팅으로 개인 사용자에 맞춰 제작하고 모터로 동작시켜 제작비용을 크게 줄였다.

푸드테크와 애그테크 분야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한 용어다. 식품의 설계, 생산, 취식 등에 AI와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신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신산업을 말한다. 애그테크는 농업기술(agricultural technology)을 줄인 말로 농업 생산과 관리 관련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번 CES 2024에서는 환경오염, 기후 변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유발된 식량 문제를 AI, 빅데이터 등으로 해결하는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 분야에는 윌텍스, 존디어, 미드바르, 서비, 탑테이블, 라이즈가든 등이 참가했다. 푸드테크 부문에서는 한국의 탑테이블이 4D 푸드 프린팅 시스템 '잉크(IINK)'를 개발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잉크는 AI 기반 빅데이터와 연계해 음식 재료의 질감, 영양성분, 분량 등을 가공 시간, 열 등과 결합해 인체 내에 녹는 위치까지 설정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영양 제공 시스템이다. 또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세비(Sevvy)가 식품 재료에 직접 전류를 보내 음식을 가열하는 세비 스마트 쿠커(Sevvy Smart Cooker)를 개발해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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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2층의 푸드테크(FoodTech) 전시장.
일본의 스타트업 윌텍스는 전자레인지 가방 윌쿡(WILLCOOK)을 개발해 가전제품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윌쿡은 섬유 자체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전도성 직물과 전자 기기를 결합한 휴대용 전자레인지다. 전자레인지 가방 내부 온도는 40°C에서 250°C까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자체 무게가 300g 정도로 가벼워 휴대하기에도 좋다. 윌쿡은 이동 중이거나 다른 일을 할 때 요리를 하고, 보온 기능도 있어 차가운 맥주를 그대로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요카이 익스프레스는 미국의 스마트 자판기 스타트업으로 무인 스마트 자판기를 선보였다. 주문하면 냉동 요리 제품을 자동으로 조리해 90초 안에 배출구로 내놓는다. 다양한 메뉴의 요리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자판기이므로 커피 자판기와 같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 종합식품 기업 풀무원은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인 '출출박스 로봇셰프' 독점권을 확보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와 야외 공원, 대형 병원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유레카 파크와 CES 혁신상

유레카 파크는 1천 200개 이상(한국 스타트업 512개 참가)의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전시를 한 최고의 마켓플레이스로 창업한 지 5년 이내의 스타트업만 참가할 수 있다. 여기에는 그룹별로 분류한 프랑스관, 한국관, 홍콩관, 대만관, 일본관, 이탈리아관, 태국관 등의 다양한 국가관(Country Pavilion)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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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시안 엑스포 1층 유레카 파크의 스타트업.
한국 대기업이 주관한 스타트업 기업관은 삼성전자 C-랩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관, 포스코-포스텍 공동관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한국 스타트업 전시관으로 서울시관, 대전광역시관, 한국수자원공사관, 서울대관, 한양대관, 포항공대관, 카이스트(KAIST)관 등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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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의 프랑스관.
프랑스관은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참가한 규모로 다른 국가관을 압도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2013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 행정기관인 프랑스 테크 사절단(French Tech Mission)을 설립했다. 이 팀은 정부, 스타트업, 투자자, 커뮤니티 등의 모든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라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 운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창업 및 투자, 마케팅을 역동적으로 지원했으며, 그 결과를 CES 유레카 파크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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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원하는 C-랩관.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C-랩(C-Lab)을 운영하며, 창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C-랩은 2012년 도입한 사내 스타트업, 2015년 신설된 스핀오프(사업의 한 분야를 분할하여 독립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 2018년 도입한 사외 스타트업 등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으로 신사업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C랩은 사내 스타트업 2개, 스핀오프한 기업 3개, 사외 스타트업 10개 등 총 15개 업체가 참가했다. C-랩 과제로 시작해 스핀오프한 옐로시스(Yellosis)는 Cym702를 개발해 인간 안보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이것은 간단한 소변 검사를 통해 누구나 쉽게 만성질환을 점검하는 AI 건강관리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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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틱종합기술원의 드론 축구 시범경기장.
캠틱종합기술원(CAMTIC)은 베네시안 엑스포 2층의 AI/로보틱스 영역 전시장에서 드론 축구 시범경기를 통해 한국이 드론 축구 종주국임을 알렸다. 국제드론축구협회연맹(FIDA)은 드론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2023년 설립된 국제 드론 축구 협력 단체다. 국제드론축구협회연맹은 전북 전주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회장은 캠틱종합기술원장이 맡고 있다. 국제 항공레저스포츠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항공연맹(FAI)은 드론 축구를 시범 종목으로 지정해 드론 축구를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5년에 드론 축구 월드컵 대회가 한국 전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지구촌 항공레포츠로 멋지게 탄생하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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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시안 엑스포 2층의 최고혁신상 및 혁신상 전시장.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4에서 총 27개사에 최고혁신상을 시상했으며, 혁신상에는 28개 분야에서 313개사(379 제품)를 시상했다. 혁신상은 해당연도에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하거나 시장에 출시 예정인 신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CES 2024 대회에서는 3000개 이상의 출품작을 받아 전년도보다 40% 증가했다. 한국은 최고혁신상에서 가장 많은 8개사가 받아 최고혁신상 전체의 29.6%를 차지했다. CES 혁신상은 한국기업 134사(158 제품)가 받아 혁신상 전체의 42.8%를 차지해 한국기업 기술의 위상을 드높였다. 전체 최고혁신상과 혁신상 수상 제품은 CES 2024 기간 동안 베네시안 엑스포 전시장 2층에 있는 혁신상 전시장에 소개됐다.

맺는말

CES에는 전 세계의 미디어 기자를 비롯해 정부의 고위 정책결정권자, 스타트업에서부터 포천지 선정 500대 대기업까지 모든 규모 회사의 경영진, 저명한 인플루언서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런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진이 혁신적인 제품을 최초로 공개하고 영향력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누구나 참여하고 싶은 세계 최대의 기술 행사임은 틀림없다.

올해 CES의 성과는 무엇보다도 AI다. 시작도 AI였고, 끝도 AI였다. 그러나 AI는 다른 기기와 결합해야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AI 자체만으로는 기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행사에 AI에 이어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두드러졌다. 기후 변화와 깨끗한 물 부족 등 지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주된 흐름이었다. 또 기업의 조직,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모델, 전략 등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필수 요소인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도 주요 의제였다. 이번 CES는 AI, 지속 가능성, 모빌리티, 확장 현실, 인간 안보, 디지털 헬스케어 등 각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CES 참가한 한국기업과 참관객은 '여기가 한국의 코엑스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많았다. CES에 참가한 4300개 기업 중 스타트업은 1400개 정도인데 그중 한국기업이 512개나 됐다. 국내 기업이 CES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받은 기업은 총 142개사나 된다. 엄청난 숫자의 참가와 수상이 바로 매출로 연결되지 않겠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다. 한국기업이 받은 혁신상과 공개한 신제품은 전 세계에 홍보하는 데 최고의 효과를 발휘했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자사의 혁신 제품과 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이기에는 CES만 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CES에서 이룬 혁신적인 성과물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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