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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항 마비…美 물류 대란 우려

볼티모어 항 마비…美 물류 대란 우려

기사승인 2024. 03. 2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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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브리지' 붕괴로 항구 운영 중단
차량 연간 85만대 수출입에 차질
다른 항구로 옮기면 물류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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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안경비대가 26일(현지시간) 화물선 충돌로 무너져 내린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프란시스 스콧 키 브리지 주위를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26일(현지시간) 화물선 충돌로 붕괴해 볼티모어 항 운영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물류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볼티모어 항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선박운항이 중단됐다고 공지했지만 트럭 운송은 계속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물류회사 프레이토스의 유다 레빈 조사팀장은 30일까지 7척의 컨테이너선이 입항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동부 체서피크만에 위치한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으로 작년에만 85만 대의 자동차와 소형트럭 등 차량화물을 처리했다. 국제 화물은 총 5200만t을 처리했는데 이는 미국 항구 중 9번째로 많다. 금액으로는 800억 달러(약 107조원) 규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티모어항을 이용하는 자동차 업체는 닛산,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 등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볼티모어 항구를 통한 차량 운송은 없는 상태다.

폭스바겐(VW)은 성명을 통해 "지난 해 차량 10만대를 볼티모어 항을 통해 미국 딜러들에게 배송했다"며 "항만이 재개될 때까지 배송 지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드 자동차는 "볼티모어항 폐쇄로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운송을 다른 항구로 옮겨야 한다"면서 "이로 인해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차량 선적 경로를 변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분석가인 오렌 클라츠킨은 "볼티모어 다리 붕괴로 동부해안 물류 체계가 붕괴될 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일 키 브리지를 통과하던 3만~3만5000대의 차량이 인근의 2개 터널로 우회할 경우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유독물질을 실은 화물차는 터널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더 멀리 우회해야 한다.

또 볼티모어 항 대신 필라델피아 노퍽항이나 뉴욕·뉴저지 항구를 이용할 경우 트럭과 열차 운송비가 상승하고 항구에서도 작업이 몰려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레빈은 "항구체증으로 선박이 계속 대기할 경우 수입화물 배송이 지연되면서 아시아·미국 동부해안과 대서양을 횡단하는 화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항은 석탄수출 화물량이 미국에서 2번째로 많고 연간 1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취급하기 때문에 자칫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물류비가 상당 폭 뛸 수는 있지만 수출입 상품들은 다른 항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은 물류비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볼티모어 항에 1만5000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다"며 연방정부가 조속한 항구 재개를 돕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 항을 마비시킨 '키 브리지' 붕괴는 26일 컨테이너 수 천 개를 실은 화물선이 동력을 잃고 빠른 속도로 교각에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포트 홀을 메우는 작업을 하던 인부 8명이 강으로 추락해 2명은 구조되고 6명은 실종됐다.

화물선은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틀려고 시도하면서 충돌위험을 알렸지만 결국 새벽 1시30분께 다리 중앙 교각을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강물 위를 지나는 키 브리지의 56m 구간 전체는 장난감처럼 토막 나면서 삽시간에 퍼탭스코 강으로 빨려 들어갔다.

화물선으로부터 충돌 위험 신고를 받은 경찰이 교량 양끝을 통제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에겐 대피 지시가 전달되지 않았다. 교량을 통제 중이라는 무전 연락이 끝나고 30초 만에 다리가 붕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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