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메리츠금융, ‘자사주 소각’ 광폭 행보…삼성생명·화재도 따라갈까

메리츠금융, ‘자사주 소각’ 광폭 행보…삼성생명·화재도 따라갈까

기사승인 2024. 04. 04. 18:1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적극적 주주환원책에 시장 주목
연초 대비 주가 40% 올라
삼성생명은 '자사주 카드'에 신중
basic_2022
메리츠금융그룹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에만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그 직후 4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다. 작년 '순이익의 50%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뒤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힘입어 연초 대비 메리츠금융 주가는 40% 이상 뛰었고, 한 때 시가총액이 하나금융그룹을 추월하는 등 '금융지주 톱3'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메리츠금융 특유의 '주주 중심주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 2월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시행한 정부에 적극 호응하는 측면도 있다.

메리츠금융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다른 금융주들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금융 계열사들은 작년 역대급 실적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데도 자사주 매입·소각에 신중한 분위기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그림이 아직 다 발표되지 않은 데다, 경영 안정을 중요시하는 삼성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작년 한 해 총 640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데 데 이어, 지난달 22일 5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지난 1년 간 실행한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 7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연결 당기 순이익의 51%를 주주 환원하는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주주 환원책이 시행될 전망이다.

메리츠금융의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직접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보다 더 확실한 기업 밸류업 방식으로 꼽힌다. 실제로 메리츠금융 주가는 연초만해도 5만원대에 머물었지만,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에 힘입어 8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날 종가는 8만26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40% 상승한 수치다.

메리츠금융이 자사주 소각을 적극 추진하는 데에는 주주 중심주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오너 경영자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는 '기업승계는 없다'고 직접 밝힐 정도로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알려졌다. 메리츠금융이 자사주 소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보인 이유다. 실제로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지난 2월 콘퍼런스 콜에서 "저평가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지속될 것"이라며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식 저평가가 깊게 지속되는 경우 50% 한도에서 얽매이지 않고 그 이상의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의 광폭 행보에 시장의 시선은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금융 보험 계열사에 쏠리고 있다. 삼성금융 보험 계열사들이 작년 호실적을 낸 만큼,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삼성화재는 자사주 소각시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주주환원 여력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삼성생명은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를 놓고 고민하는 분위기다. 아직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2차안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가, 삼성금융 특유의 '관리와 안정'을 중요시하는 사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상 자사주 소각 결정이 쉽지 않은 삼성화재와 달리, 삼성생명은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 정책이 가능한 곳"이라며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