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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전당대회 출마? 지금은 몸사릴 때 아니라고 하더라”

조정훈 “전당대회 출마? 지금은 몸사릴 때 아니라고 하더라”

기사승인 2024. 04. 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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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처절하고 솔직한 복기 필요한 때"
총선참패 백서 만들겠다 손든 조정훈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599표, 깻잎 한 장 차이로 재선에 성공한 서울 마포갑의 조정훈 당선인은 "국민의힘의 체질개선을 위한 백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승리의 기쁨 보단 총선에서 3번 연속 패배한 이유를 처절하고 솔직하게 복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조 의원은 선거운동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조금은 까칠한 얼굴이었다. 최근 라디오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총선 백서'에 대해 묻자 "개혁의 로드맵을 만들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 작업의 적임자인 이유는 "당내에 빚진 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조 의원은 국민의힘이 전략적으로 합당한 사실상 영입 인사지만 전략공천 대신 전·현직 의원들과 치열한 경선을 치렀다.

조 의원이 당선된 마포갑은 '한강벨트'의 중심이자 노웅래 의원 일가가 일군 더불어민주당의 40년 텃밭이었다. 민주당은 조 의원의 상대로 이지은 전 총경을 전략공천했고 선거 전 모든 주요 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선거 당일 조 의원의 뒷심에 무릎을 꿇었다.

한강벨트 당선인, 귀한 서울 재선의원인만큼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계속 '지금은 몸을 사려선 안 된다'고 하시니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 하는가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최근 연락을 하는) 수도권 낙선자들 가운데 저보다 더 훌륭하고 안타까운 분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을 다음에 어떻게 당선시킬까 이 고민이 정말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 일문일답.

-생환에 성공했는데 승리 요인을 어떻게 분석하나.
"간신히 이겨서 거창한 승리의 요인은 없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그리고 시대가 저한테 기회를 주신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상대방 후보보다 제 간절함이 딱 599표만큼 앞섰던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제일 어려웠던 일이 있다면.
"막판에 가면서 마포역에서 출퇴근 인사를 할 때 맞바람이 크게 쳤다. 마포역은 다음이 여의도다. 아침 저녁으로 이슈에 따라 달라지는 시민들의 반응을 피할 길이 없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서울 마포갑 유권자는?
"초등학생인데 막 달려오면서 '조정훈 아저씨 우리 엄마가 아저씨 찍었대요'라고 얘기해 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꼭 좋은 정치 해달라'는 한 마디도 기억에 남는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났다. 30~40대는 왜 국민의힘을 외면할까?
"멋이 없으니까."

-재선 의원으로 가장 해보고 싶은 상임위 어디일까.
"(지금 소속된) 법제사법위원회도 좋다. 항상 남는 데 가서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 초선 의원님들 특히 비례대표 의원님들 전문성 찾아서 가시고 남은 자리에 보내주시면 가서 최선 다하겠다."

-22대 국회도 시작부터 쉽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다 하겠다고 하더라.
"폭망할거다. 간사도 다 가져가고 17개 상임위도 다 가져가라고 하시라. 그러면 민주당 의원총회의 결정과 국회의 결정이 똑같다는 소리 아닌가? 우리당은 108석 밖에 없지만 득표율은 45%다. 반대를 인정하지 않는 건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와 똑같다. 다 가졌을수록 더 양보하고 '이번엔 좀 다른 소수당이 되길 바란다'고 하는 게 훨씬 멋지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 귀한 서울 당선인인데, 전당대회 출마 하는가.
"일단 우리가 왜 졌는지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슨 개혁이 필요한지, 이 변화를 누가 제일 잘 이끌지 전당대회로 연결돼야 하는거지 다음 대선의 전초전, 대통령의 레임덕 가속화로 가선 안 된다고 본다. 저는 명예와 영광의 직책이 아니라 빗자루 쓸고 마당이라도 쓸겠다는 마음이다. 제 개인으로 봐선 당 대표에 나가는 게 득보다 실이 훨씬 많다. 독배를 마신달까. 저는 마포에서 간신히 이겼기에 지역에서 주구장창 살아야 한다. 공약도 다 지켜야 하는데 중앙정치에 차출돼 가면 부담이 없지 않다. 근데 많은 분들이 계속 '지금은 몸을 사려선 안 된다'고 하시니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 하는가 생각한다. 왜냐면 수도권 낙선자들 중에 저보다 더 훌륭하고 안타까운 분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을 다음에 어떻게 당선시킬까 이 고민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낙선인 분들은 주로 어떤 얘기를 많이 하나.
"이래서는 다음에 못 나온다고들 한다. 당이 완전히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다는거다. 우리당에 호남 배려 비례대표 이런 게 있는데 '수도권 배려'가 필요한 상황까지 왔다고 본다. 잃어버린 5%를 되찾아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중산층에 다시 신뢰를 얻을까, 수도권에서 소구력 있는 멋진 정당이 될까, 30~40대가 찍을 수 있는 정당, 멋진 선택을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누가 당 지도부에 올라가든 해야 할 숙제의 핵심이자 전부다."

-그래서인지 라디오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백서'를 작성하고 싶다고 했더라.
"개혁의 로드맵을 만들고 싶은거다. 그러니까 우리 당의 체질 개선이다. 총선에서 3번 연속 졌는데,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지, 공천은 잘 했는지, 공약은 잘 던졌는지, 선거 캠페인은 어땠는지, 대통령실과 관계는 어땠는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난 대학도, 국회의원도 재수했다. 떨어졌다면 그 이유를 복기해야 하고, 그 과정은 처절하고 솔직해야 한다."

-백서를 만드는 작업은 굉장히 민감하기도 하다. 민주당에선 계파간 싸움 탓에 '대선 백서'를 만드는 일조차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누군가는 해야 한다. 저는 그 누구에게도 빚진 게 없다. 합당 인사지만 전략공천이 아니라 현역, 전직 의원 4명과 붙는 경선을 했다. 강남 3구가 아니라 한강을 건넜고 격전지에서 죽다 살아왔다. 난 친윤도, 친한도 아니고 당의 원로도 아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싶다."

-친윤·친한 이야기에서 떠오른 건데 신평 변호사가 선거 캠프 일을 도와주지 않았나? 원래 알던 사이였나.
"아니다. 원래라기 보단 대통령 취임식 때 우연히 만났고, 당시 시대전환 대표로서 한 번 식사를 했다. 정치에 대한 생각, 국가에 대한 생각을 들었고 존경할만한 어른이라고 생각해 어렵게 부탁드렸었다. 신평 변호사 외에 신지호 전 의원, 최승재 의원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해주셨다. 아주 감사했다. 그리고 전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차 한잔도 마셔본 적이 없다."

-지난해에 합당 마치고 한 번 만났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대통령 부부와) 식사는 물론이고 차 한 잔, 전화 통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지난해 여름 (윤 대통령) 아버님 상가에서 뵌게 전부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전문분야인 경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한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주장했던 25만원 전국민 지급을 포함한 여러 법안을 '처분적 법률'로 국회가 행정부를 거치지 않고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이러니까 논의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기본 소득조차도 우스워지는거다. 본인 스스로 진중한 정책가가 아니라 얄팍한 포퓰리스트라는 걸 인정하는거다. 앞 뒤가 맞지 않는 정책들 아닌가? 툭툭 돈 풀자 아닌가? 돈 풀면 물가 올라가는데 설마 그걸 모르진 않을텐데, 물가가 올라가니 돈을 풀자?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저랑 1대1로 한 번 토론 해보시면 좋겠다. 기본 소득을 너무 희화화 시키고 가벼운 포퓰리즘으로 전락시키는 일등 공신이 이재명 대표다."

-대통령실 내부 인선 혼선이 거듭되고 있는데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원장 기용설에 대해 '만우절과 같은 이야기'라고 했더라.
"비서실장은 협치의 대상이 아니다. 대통령이 가장 편한 사람을 뽑는게 맞다. 근데 총리는 국회 인준을 받아야 하니 다르다. 또 운동장을 넓게 쓰겠다는 협치의 차원도 이해한다. 하지만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의 한계선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사람들과의 협치다. 그리고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 비서실장, 정무수석을 먼저 임명하고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총리에 대해 물밑에서 주고받고 민주당으로부터 추천도 받아보고. 대통령이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국정 운영의 방향은 맞지만 아쉬웠다고. 이번 혼선도 또 하나의 사례가 아니었을까 싶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정치 복귀 시점은 언제가 좋다고 보는가?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동훈 위원장의 폭발력과 소구력은 이미 다 검증이 됐다. 저는 한 전 위원장이 일회용 배터리가 아니라 재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다 방전됐다면 재충전의 시간을 줘야 한다. 한 전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아주 귀한 자산이다. 아껴쓰고 귀하게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저는 법사위에 있으면서,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한 전 위원장이 참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국가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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